[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전북 현대는 객관적 전력의 우위를 오직 많은 크로스를 올리는데에만 활용했다. 120분의 시간동안 상대는 8개의 크로스를 올릴 때 전북은 무려 62개의 크로스를 올리는 ‘뻔한 공격’을 했다.

마치 ‘크로스 올라갑니다. 막으세요’라고 알려주는 듯했던 전북의 뻔한 공격은 약체로 평가됐던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에게 120분동안 1골만 넣는데 그치며 승부차기로 가 힘겹게 승리했다.

유독 많이 나온 구스타보의 헤딩경합. ⓒ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는 15일 오후 5시 30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전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와의 홈경기에서 정규시간을 1-1로 마친후 연장전에서 승부를 내지 못해 승부차기에서 송범근의 연속 선방으로 4-2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전반 추가시간, 백승호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길게 넘어갔고 한교원이 헤딩으로 문전으로 패스했다. 이 헤딩패스를 교체 투입됐던 구스타보가 그대로 헤딩골로 연결하며 전반전을 1-0으로 마친 전북이다.

하지만 후반 31분 빠툼이 왼쪽에서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전북의 주장 홍정호가 날아올랐지만 빠툼의 주장 티라실 댕다가 러닝 점프 후 헤딩슈팅으로 골대를 맞추고 동점골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는 1-1로 연장전까지 갔고 연장에도 승부를 내지 못해 승부차기에서 송범근 골키퍼가 빠툼의 3,4번째 키커의 공을 연속해서 막으며 전북이 신승을 거뒀다.

이날 전북의 공격은 너무나도 뻔했다. 양 측면의 윙어와 풀백이 크로스를 올리고 구스타보의 머리를 맞추고 흘러나온 세컨드볼을 일류첸코와 2선의 선수들이 노리겠다는 계획. 하지만 그 공격만 하다보니 아무리 높이에 우위가 있어도 예측 가능했고 빠툼 수비진도 내성이 생겨 시간이 갈수록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게 막아냈다.

일반적으로 한 경기에 팀들은 10개 내외의 크로스를 하며 많으면 20개 정도가 넘어간다. 하지만 이날 전북은 연장전이 포함된 120분이었다 할지라도 무려 62개의 크로스를 올렸다.

이 수치가 얼마나 많은지 비교한다면 전날 열린 울산 현대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16강전이 120분 경기 후 승부차기까지 갔는데 울산은 12개, 가와사키는 17개의 크로스를 했었고 전날 대구FC와 나고야 그램퍼스의 16강전도 대구 12개, 나고야 14개의 크로스를 했었다.

같은날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세레소 오사카의 16강전에서도 포항이 5개의 크로스, 세레소가 8개의 크로스를 했다.

ⓒ프로축구연맹
그런데 전북은 120분동안 무려 62개의 크로스나 시도했고 물론 그중 코너킥 상황에서 한골을 만들긴 했지만 나머지는 모두 크게 위협적이지 못한 공격으로 종료됐다. 헤딩을 맞춘 후 세컨드볼이 나와도 집중력이 떨어지다보니 슈팅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장면도 여러차례 나왔다.

전북의 호화멤버로 단순히 구스타보의 머리에 맞추는 크로스만 62차례 올리는 기형적인 공격만 하다 120분의 시간을 허비했다. 승부차기 송범근의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16강에서 덜미를 잡힐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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