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K리그 여름이적시장이 20일을 끝으로 마감됐다. 6월 23일부터 7월 20일까지 진행된 여름이적시장에서 K리그1 12개팀의 주요 영입과 각 팀들의 영입 콘셉트를 살펴본다.

왼쪽부터 송민규, 권창훈. 지동원. 전북, 수원, 서울 제공
▶‘부진한 성적→분노의 영입’ 전북-서울

6월 6일 성남FC전 5-1 승리 전까지 무려 7경기 연속 무승(5무2패)의 늪에 빠졌던 전북 현대가 엄청난 영입들을 단행했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올림픽대표 공격수 송민규를 영입하며 이적시장 막판을 달궜다. 지난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로 올림픽대표는 물론 국가대표에도 호출될 정도의 선수. 22세 쿼터도 채울 수 있고 왼쪽 측면 공격까지 최고 수준을 보일 수 있는 영입이다.

여기에 전북은 중동으로 갔던 김진수를 임대 복귀시켰고 태국 국가대표 풀백 사살락을 임대 영입했다. 전북의 약점으로 여겨졌던 풀백 자원을 두 명이나 영입하며 약점을 보강한 것.

무려 12경기 연속 무승(5무7패)으로 12개팀 중 충격의 11위인 서울은 유럽에서 10년간 뛴 지동원 영입은 물론 브라질 공격수 가브리엘을 데려왔다. 여기에 기성용-오스마르 옆에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갈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여름까지 영입했다. 하나하나 그 이름값에 걸린 기대가 크다.

전북이나 서울 프런트 입장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반등시키기 위해 여름이적시장에서 해줄만큼 해준 셈이다. 이제 남은건 김상식 전북 감독과 박진섭 서울 감독이 팀을 반등시키는 것뿐이다.

국가대표 공격수 이정협. 강원FC 제공
▶‘일당백’ 수원 삼성-울산-광주-성남-강원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 광주FC, 성남FC, 강원FC는 여름이적시장에서 활발하진 않았다. 하지만 영입한 선수 한명이 ‘일당백’을 할 정도로 이름값이 크다.

수원은 권창훈을 영입했다. 올림픽 와일드카드이자 프랑스-독일에서 뛰었던 한때 국가대표 에이스까지 도맡았던 바로 그 권창훈. 물론 6개월 후 군입대를 위해 복귀한 것이지만 만약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낸다면 수원은 다시 해외이적을 하는데 조건만 맞으면 허용할 것으로 보이며 그 자체로 큰 기대를 갖게 한다.

울산 현대는 ‘스피드 스타’ 김인성이 나갔지만 같은 윙어 자리에 더한 선수가 왔다. 바로 프랑스 리그1에서 뛰던 윤일록이 영입된 것. 5월까지 프랑스 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며 프랑스 진출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34경기 11골 3도움을 기록했을 정도로 뛰어났기에 우승에 도전하는 울산 입장에서는 많은 영입이 없어도 ‘일당백’이 기대된다.

광주FC는 핵심 외국인 공격수인 펠리페를 잃었다. 펠리페를 청두 룽청으로 보내는 대신 청두에서 조나탄을 임대영입으로 받아왔다. 조나탄은 수원에서 한 시즌 반 동안 43경기 32골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K리그를 평정한 바 있기에(2017시즌 득점왕) 오히려 올시즌 12경기 3골로 부진했던 펠리페보다 더 활약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돌아온 득점왕' 광주FC 조나탄. 사진제공
성남은 여성해-정석화 등을 영입하긴 했지만 역시 권경원 영입이 가장 화제를 모았다. 권경원 현역 국가대표 수비수. 중동-중국 무대에서 뛰며 압도적인 피지컬로 국가대표 김영권-김민재 중 한명이 나오지 못하면 1,2순위로 항상 여겨졌던 선수. 그런 선수를 전북과의 영입 경쟁에서 이겨내고 성남이 영입했기에 더욱 관심을 모았다. 권경원은 전북 시절 선수-대표팀에서 코치로 함께했던 김남일 감독과의 인연은 물론 6개월 단기계약이라는 이점에 성남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은 국가대표 공격수 이정협을 영입했다. 비록 올시즌 경남FC에서 부진했지만 국가대표에 꾸준히 호출되던 공격수이기에 기대가 크다. 여기에 불가리아 국가대표 출신인 츠베타노프까지 영입하며 이영표 대표이사는 바쁜 여름을 마쳤다.

▶‘베테랑을 믿는다’ 포항-인천

포항 스틸러스와 인천 유나이티드는 베테랑들을 영입하며 괜찮은 성적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5위 포항은 이적시장 막판 송민규가 이적해 매우 뼈 아프지만 그 자리를 베테랑 공격수들인 김호남과 김현성이 메운다. 하지만 김호남은 올시즌 수원FC에서 5경기 0골, 김현성도 7경기 0골에 그치고 있기에 16경기 7골을 기록했던 송민규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6위로 예상 외의 호성적을 내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강민수-김창수-정혁 베테랑 3인방을 영입했다. 김창수가 1985년생, 강민수와 정혁이 1986년생으로 만으로도 35세가 넘는 선수들을 영입한 것은 이미 조성환 인천 감독이 베테랑 김광석을 영입해 ‘노장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으로 국가대표도 지냈던 베테랑 선수들이 강등권이 아닌 중위권에서 노는 인천을 유지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인천이 영입한 전 국가대표 강민수. 인천 제공
▶‘아쉬운 이적시장’ 대구-수원FC-제주

대구FC와 수원FC, 제주 유나이티드는 아쉬운 이적시장을 보냈다. 대구는 측면수비수 이상기를 영입하고 브라질 미드필더 라마스도 데려왔지만 세징야-에드가-츠바사 이후 한명의 외국인 쿼터가 항상 말썽이기에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수원FC는 태국리그 득점왕인 타르델리, 호주 수비수 잭슨, 김동우, 김수범을 영입했지만 역시 외국인 선수들이 잘해주느냐에 따라 강등권 경쟁을 벗어나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이적시장 막판 필요로 하던 장신 수비수인 홍준호를 영입했지만 활동량 많은 미드필더 여름을 내줬기에 아쉽다. 이외에 부산 아이파크에서 빠른 윙어 정훈성을 영입했지만 조커역할 이상을 맡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라마스. 대구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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