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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해리 케인(잉글랜드)의 침묵이 드디어 깨졌다.

케인은 30일(한국시간) 오전 1시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유로 2020 16강전에 선발 출전, 팀의 쐐기골을 터트리며 부활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과 도움왕(14개)을 석권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케인이었지만, 이번 유로 대회에서는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침묵하면서 팀 공격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고, 케인의 침묵이 길어지자 잉글랜드도 3경기 2득점에 그치는 답답한 공격력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케인의 침묵은 독일과의 16강전에서 깨졌다. 사실 초반의 케인은 좋지 못했다. 상대 수비수 마크 훔멜스에게 꽁꽁 묶였다. 마티아스 긴터의 협공 수비도 만만치 않았다. 경기 초반 케인은 이들에게 막혀 볼 터치 기회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대신 케인은 양쪽의 스털링과 사카에게 공간을 내주기 위해 노력했으나, 득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랬던 케인에게도 결정적인 찬스가 찾아왔다. 전반 종료 직전, 스털링이 중원에서 수비 3명을 끌고 박스 안까지 침투하는 상황에서 공이 독일 선수를 맞고 전방의 케인에게 연결된 것. 그렇게 절호의 일대일 찬스를 잡은 케인은 골키퍼 노이어를 속이고 한 번 꺾은 뒤 슈팅으로 이어가려 했다. 하지만 퍼스트터치가 길었다. 결국 뒤늦게 쫓아온 훔멜스에게 막혀 또 다시 기회가 무산됐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 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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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케인은 묵묵히, 그리고 부단히 뛰어다니며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해냈다. 결국 케인은 후반 30분 절반의 결실을 맺었다. 스털링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바로 왼쪽 측면의 그릴리쉬에게 내주면서 공격이 시작됐고, 이후 쇼의 낮은 크로스를 받은 스털링이 독일의 골망을 가르며 선제골을 작렬했다. 케인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낸 것.

팀의 선제골을 도우면서 자신감을 찾은 케인은 결국 후반 41분 자신이 직접 골까지 성공시키면서 기나긴 침묵을 깼다. 후반 41분 역습 상황에서 쇼가 왼쪽 측면의 그릴리쉬에게 연결, 그릴리쉬가 올린 낮은 크로스를 케인이 헤더슛으로 연결하면서 독일의 골망을 갈랐다. 골이 들어가자 케인은 잉글랜드 홈 팬들 앞에서 크게 환호하며 뛰어다녔다. 긴 침묵을 깬 기쁨을 맘껏 표현했다.

잉글랜드는 케인의 부활로 2-0으로 승리,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더불어 잉글랜드는 1966년 월드컵 이후 55년 동안 묵혀왔던 독일 징크스를 이날 승리로 날려버릴 수 있었다. '주장’ 케인이 부활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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