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감독. ⓒ대한축구협회
[스포츠한국 상암=남궁휘 기자] '토너먼트의 강자' 정정용 감독이 FA컵에서 또 한 번의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서울 이랜드 FC는 14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2021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역사적인 첫 서울더비에서 웃은 서울 이랜드였다.

정정용 감독의 전술과 선택이 제대로 들어맞았다. 주 전술인 백쓰리에 강한 압박과 저돌적인 플레이, 그리고 유기적인 패스로 상대를 괴롭혔다. 이건희와 한의권 등 공격진으로 상대 수비진을 압박해 지치게 만들고, 이후 공격적인 교체 투입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며 공격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이랜드는 결국 후반 39분 교체 투입한 레안드로의 헤더 골로 결실을 맺었다. 약팀이 강팀을 잡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자 토너먼트에서 가장 중요한 세트피스 상황을 놓치지 않았고,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상대 수비진의 허를 찌른 결과였다. 정정용 감독의 토너먼트 승부사다운 결정이 딱딱 들어맞으면서 이랜드는 1부리그 서울을 꺾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리뷰를 해보면 세트피스 득점률이 높다. 그래서 결과를 만들어내려면 세트피스가 중요하다. 상대가 급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냉정하게 기다렸다. 그래서 세트피스에서 집중해 득점할 수 있었다"며 확실한 본인의 핵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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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 감독은 이날 승리로 '토너먼트 강자'라는 타이틀을 다시 한 번 증명해냈다. 정 감독은 지난 2019년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 남자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결승전에 팀을 올려 놓으며 돌풍을 일으켰고, 이외에도 2016년 수원 U-20 컨티넨탈컵 우승과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 2020년 AFC U-20 챔피언십 우승 등 국제대회 토너먼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온 바 있다.

자연스레 토너먼트 강자인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이랜드가 FA컵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승리로 4라운드에 진출하면서 이미 서울이랜드의 FA컵 진출 타이기록은 작성했다. 하지만 경험과 뚜렷한 목표의식, 그리고 냉정한 전술운용까지 보여준 이날 경기만 보면 구단의 새 기록은 물론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엿보인다.

정정용 감독은 “시즌 전 선수들에게 3가지 목표설정을 했다. 무패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승격이다. 무패는 날아갔고, (FA컵 우승으로 진출할 수 있는) ACL이 남아있으니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며 FA컵 우승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한편, 4라운드에 진출한 서울 이랜드는 오는 5월 26일 K리그1 소속 강원 FC와 5라운드 진출권을 두고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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