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얼마나 잘하나보자.’

모두가 백승호가 등장하자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전북 현대가 4-0으로 앞선 여유로운 상황에 들어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백승호는 자신을 향한 시선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며 데뷔전을 치렀다. 가능성도, 숙제도 남긴 짧았던 데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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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는 11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7시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K리그1 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5-0 대승을 했다.

이승기가 2골 1도움, 한교원이 2골, 모두 바로우가 1골 1도움, 김보경이 2도움, 구스타보가 1도움을 기록한 전북은 최근 3경기 11골이라는 무시무시한 화력으로 7승 2무 개막 후 9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내달리며 1위를 지켜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받은 것은 역시 백승호였다. 수원 삼성과 이적 논란 끝에 전북 현대와 잡음 많은 이적을 한 백승호는 이적 12일만에 데뷔전을 가졌다. 개인적으로도 K리그 첫 발을 내딛는 것이었고 이적 논란이 컸기에 백승호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

많은 K리그 팬들은 ‘얼마나 잘하길래 저렇게 시끄럽게 데려갔나’는 시선으로 백승호를 볼 수밖에 없었다. 잘하면 잘하는대로, 못하면 못하는대로 앞으로 계속 많은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백승호이기에 첫 경기에서 움직임 하나하나가 관심을 받았다.

백승호는 들어가자마자 긴장했는지 패스 실수를 범하며 인천의 역습을 허용한 큰 미스를 범했다. 그러나 곧바로 수비로 복귀해 공을 뺏어내며 결자해지의 모습을 보였다.

백승호의 존재감이 가장 많이 드러난 것은 역시 후반 32분이었다. 빌드업 상황에서 백승호는 좁은 지역에서 패스를 주고받는 상황에서 공을 뺏길 뻔 하자 센스있게 공을 흘리기도 했다가 백힐 패스로 전북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후반 37분에는 가볍게 볼터치를 하려다 강하게 붙는 상대에 공을 빼앗기며 또다시 상대에게 소유권을 헌납하기도 했다. 3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기회에 따라 2선까지 올라가기도 했던 백승호는 다소 수비위치선정에서 갈팡지팡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무래도 지난 2월 2일 다름슈타트 소속으로 8분가량 출전한 것이 마지막 경기였고 마지막 선발출전은 1월 24일이었기에 경기 감각에서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한교원 역시 “능력이 좋은 선수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 같은데 전북은 누가 들어가도 잘한다”며 백승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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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24분정도 뛰었고 그 속의 모습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긴 힘들다. 일단 팀이 여유롭게 4-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 들어갔기에 데뷔전을 가지는 선수 입장에서는 편안한 환경이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그속에서 백승호는 어린시절부터 장점으로 평가받아온 센스 있는 볼 터치와 패스 등을 보여줬다. 반면 성인 무대에 온 이후부터 수비가담과 스피드, 몸싸움 등이 지적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발전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보여줬다.

앞으로 더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받고 몸상태를 더 끌어올린 상황에서 2선과 3선을 오갈 백승호가 전북에 어떤식으로 다른 축구를 부여할 수 있을지, 전북의 두터운 미드필더들을 뚫어내고 주전급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지켜볼 K리그 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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