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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감정 소모뿐인 공방전이다. 더 이상의 말 바꿈은 없어야 한다.

1주일 전 발발된 기성용 ‘성폭력 의혹’. 선수 생활에 치명타를 입을 만한 중대한 사안이기에 기성용은 부리나케 사실 무근 입장을 발표했다. 그리고 인터뷰를 자청하며 절대 숨지 않았다.

반면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피해자 측의 최근 행보는 그들의 주장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린다.

초등학생 때 기성용에게 구강성교 및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두 명은 지난달 24일 법무대리인 ‘현’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렸다. 당시 K리그 개막을 코앞에 뒀던 프로축구계는 발칵 뒤집혔고, 더 이상 개막전은 관심거리가 아니었다. 의혹의 진위 여부, 증거 유무에 모든 시선이 쏠렸다.

특히 증거 유무에 지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피해자 측의 박지훈 변호사가 “조만간 증거 전체를 공개하겠다”고 전면전을 예고하면서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의혹 직후 기성용이 “증거가 있다면 빨리 내놓길 바란다. 왜 여론몰이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한 박 변호사의 대답이었기에 조만간 증거는 공개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말을 바꿨다. 증거 공개를 선언한 지 이틀 만이었다. 가장 최근에 밝힌 입장에서 박 변호사는 “증거 자료는 기성용 선수 및 그의 변호사만 볼 수 있도록 수사기관 및 법원에 제출토록 하겠다"고 입장을 틀었다.

피해자 측이 그들의 주장에 신빙성을 높이기 위한 빠른 방법은 증거 공개다. 그러나 이를 뒤로 미루고 우선 기성용 측에 민·형사 소송 제기를 요청했다.

박 변호사는 “피해자 측은 20년이 훌쩍 지난 일이라 법률상 소를 제기기 어렵다. 기성용이 당시 형사미성년자였고, 이미 공소시효도 끝났다. 피해자들이 기성용을 상대로 형사고소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법률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소송 제기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더불어 인권 보호를 이유로 '증거'는 일반인에게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미 ‘증거 공개’ 큰 소리를 쳤던 피해자 측의 태도 돌변은 ‘여론몰이’로 비춰질 여지가 다분하다. 기성용도 “왜 여론몰이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처음 말을 전한대로 증거를 내놓으라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기성용 성폭력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제자리걸음이다. ‘말 바꾸기’ 과정에서 소모된 감정만 있을 뿐이다. 이미 기성용은 “자비란 없다”며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 더 이상의 입장 번복은 도망가는 꼴로 비춰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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