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수원삼성의 든든한 중원 살림꾼 한석종(28)은 ‘위기’ 대신 ‘기회’를 강조했다.

그는 “내가 입단할 때만 해도 ‘위기’를 얘기했지만, 이제는 ‘기회’를 말하고 있다”며 “이번 AFC챔피언스리그에서 최선의 결과를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8월 말 수원유니폼을 입은 한석종은 K리그 10경기를 뛰며 바닥에 있던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특히 강원 원정에서 극적인 역전 결승 헤딩 골을 뽑으며 박건하 감독에게 첫 승을 안기기도 했다.

프로 7년차로 AFC챔피언스리그에서 늦깎이 데뷔전을 치른 그는 “신인 때와는 또 다른 새로운 기분이었다”며 “카타르에 오고 나서 좋은 팀에서 뛴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 지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광저우와 리턴매치를 준비하고 있는 한석종의 각오를 들어봤다.

수원 삼성 제공
- 지난 광저우전에서 프로 7년차 AFC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기분이 남달랐을 텐데.

“경기장에 갈 때부터 기분이 남달랐다. 몸을 풀 때도 그렇고, 좋은 경기장에서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했다. 경기 전 유니폼과 AD카드를 확인하는 절차도 생소했고, 모든 게 신기했다. 신인 때와는 또 다른 새로운 기분이었다. ‘그동안 내가 열심히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자주 ACL에 나서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신인이었지만, 플레이는 베테랑다웠다.

“처음에는 한 발짝 더 뛰면서 동료를 도와야겠다는 생각만으로 뛰었는데, 경기를 하면서 여유가 생겼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다.”

-시즌 끝나기 전 수원 데뷔골을 넣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것도 가장 극적인 방법으로.

“내가 입단하고 열흘 만에 감독님이 새로 오셨다. 중심을 잡아주셨고, 감사하게도 나를 믿고 선발기회를 주셨다. 감독님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골을 넣고 싶었는데 감독님의 부임 첫 승을 이끄는 역전 결승골을 넣을 수 있어 너무 기뻤다.”

-수원 팬들과는 자주 접하는 편인가.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만나지 못했고, SNS 계정이 없어서 팬들의 반응을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팬들이 직접 9월 도이치 모터스 MVP로 선정해주신 걸로 봐서는 조금은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지난 몇 개월 수원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내가 수원의 선수가 됐구나’하고 실감할 때가 있었나.

“매 순간 느끼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동안 시도민 구단과 상무에서 뛰다 수원에 입단한 이후 좋은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특히 카타르에 오고 나서 좋은 팀에서 뛴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 지 깨닫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바깥 출입도 안되는 이런 상황임에도 이렇게 좋은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때라면 얼마나 더 좋을 지 생각하게 된다.“

- 12월27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이번 대회 성적이 좋으면 결혼을 연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아직은 나중 일이니까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하겠다. 여기까지 온 만큼 무언가 이루고 가야겠다는 생각은 절실하다. 내가 수원에 입단할 때만 해도 ‘위기’를 얘기했지만, 이제는 ‘기회’를 말하고 있다. 분위기도 점차 좋아지고 있고, 여러모로 좋은 상황이다. 여기에서 거둘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위해 힘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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