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이 루도고레츠와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벤치만 지키다 경기를 마쳤다. 오랜만에 휴식을 부여받은 손흥민은 왜 뛰지 못했을까.

토트넘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5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J조 4차전 루도고레츠(불가리아)와의 홈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벤치명단에 포함됐지만 출전하지 않았다.

ⓒAFPBBNews = News1
선제골은 전반 16분만에 나왔다. 중앙에서 델리 알리의 스루패스가 수비맞고 오히려 전방의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에게 연결됐고 침착하게 골키퍼 일대일 기회에서 왼발로 차넣어 토트넘이 1-0으로 앞서갔다.

전반 34분에는 탕귀 은돔벨레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손에 맞고 나오자 알리가 그대로 슈팅을 때려도 되지만 바로 옆에 있던 비니시우스에게 패스하며 골키퍼 없는 완벽한 기회를 만들었고 비니시우스가 가볍게 밀어넣으며 추가골을 만든 토트넘이다.

후반 18분에는 해리 윙크스가 왼쪽 중앙선 앞쪽에서 크로스를 올린 것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는 원더골이 나왔다. 윙크스는 우연찮은 골에 멋쩍어하면서도 기뻐했다.

후반 28분에는 오른쪽에서 알리의 크로스를 비니시우스가 잡아놓고 옆에 있던 루카스 모우라에게 내줬고 모우라는 그대로 오른발로 구석으로 감아차넣으며 4-0을 만들었고 토트넘은 승리했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해리 케인 등 주전선수 대부분이 제외됐고 그동안 출전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들 위주로 나왔다. 후반전에는 스코어차이가 벌어졌기에 더욱 손흥민이나 케인이 나올 필요가 없었다. 토트넘은 잭 클라크 등 어린 선수들에게 1군 경험기회를 부여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선발 제외다. 일단 루도고레츠의 전력이 세지 않고 토트넘은 홈경기를 가졌다. 루도고레츠는 J조에서 3경기 3전 전패 최다실점(9실점)을 할 정도로 약하다. 불가리아 리그에서는 1위라도 아무래도 유럽에서는 한계가 있는 팀.

게다가 다음 토트넘의 경기는 첼시와의 라이벌전이다. 첼시전은 토트넘 입장에서는 아스날과의 승부 다음으로 중요한 경기다. 게다가 6승2무1패로 리그 1위로 35년만에 중간순위 1위를 해본 역사적인 상황이다. 이 흐름이 깨지길 누구도 바라지 않기에 첼시전 승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당장의 루도고레츠전보다 첼시전이 더 중요한 토트넘이다.

또한 손흥민에게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리그 9경기를 모두 선발로 출전한 4명중 한명이며 출전시간으로 따져도 4위(734분). 게다가 손흥민은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한국대표팀의 A매치에 2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고 왔고 대표팀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되면서 위기도 있었다.

다행히 코로나 감염없이 토트넘에 복귀했고 복귀하자마자 맨체스터 시티와의 중요한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풀타임을 뛰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휴식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 다소 여유가 있는 루도고레츠전이 손흥민을 선발로는 쓰지 않기 좋은 타이밍이었다.

또한 손흥민, 해리 케인 등 주전 선수들 말고도 비니시우스, 모우라, 알리 등 다른 선수들도 이런 경기를 통해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고 주전 선수들과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무리뉴 감독 입장에서도 이런 선수들이 제 기량을 찾아줘야 행여 올지 모르는 주전급 선수의 부상은 물론 다양한 전술적 시도와 대응을 할 수 있다.

결국 손흥민을 위해서, 그리고 팀을 위해서도, 다음 경기 첼시전을 위해서도 손흥민의 선발 제외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AFPBBNews = News1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