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주말의 시작이었던 14일. 고요했던 토요일 아침, 국민들은 아침에 눈을 뜨고 깜짝 놀랄 소식을 접한다.

‘월드컵 스타’ 조현우를 포함해 권창훈, 황인범, 이동준에 스태프 1명까지 무려 5명의 축구대표팀 일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유럽 오스트리아에 A매치를 위해 간 대표팀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은 이날 한국에서 나온 모든 뉴스를 통틀어도 가장 화제성이 컸고 조현우는 실시간 검색어에서 내려갈 줄 몰랐다.

이후 15일 멕시코전 직전에는 김문환과 나상호가 추가확진되며 무려 7명이 집단확진됐다.

ⓒ대한축구협회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는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로 멕시코-카타르와의 A매치를 감행했다.

하지만 이 A매치를 치르고 오히려 3명의 추가확진자(황희찬, 스태프 2명)까지 나왔다.

축구협회는 스포츠한국과의 통화에서 “대표팀과 동행한 내과의는 선수단을 지켜봤는데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기에 오스트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을 확률보다 잠복기를 거쳐 발현됐을 확률을 높게 본다. 아무리 방역을 철저히 했다하더라도 오는 비행기에서나 유럽 각나라에서 온 선수들의 경우 코로나 테스트 음성을 받고 왔어도 잠복기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필 4번의 각기 다른 검사에서 따로 확진판정을 받은 10명이 모두 우연히 잠복기나 비행기 등에서 코로나에 걸렸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황희찬의 경우 멕시코전과 카타르전 모두 뛴 후에 코로나에 확진됐는데 이를 설명하기엔 쉽지 않다.

이미 14일 코로나 확진자 5명이 나왔을 때 ‘A매치를 취소하고 돌아오자’는 여론도 있었다. 심지어 15일 경기직전 추가 확진자(2명)가 나왔을때는 이런 여론이 더 컸다.

그럼에도 경기를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개최지인 오스트리아 축구협회와 멕시코-카타르 축구협회의 입장은 동일하다. 확진자만 빼고 경기를 하면 된다는 것이다”라며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기 쉽지 않다. 한국이 코로나19에 걸렸고 상대가 그래도 경기를 하자는데 취소하기 쉽지 않다. 국제 축구계에서의 신의, 금전적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고 스포츠한국에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신의나 ‘약속을 깨기 쉽지 않다’는 이유가 선수-스태프의 건강보다 우선순위에 있지는 않다. 심지어 경기를 진행한 이후 3명의 추가확진(황희찬, 스태프 2명)이 나온 것은 자연스럽게 ‘경기를 취소하지 않고 돌아왔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게 만든다.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을 때 빠르게 결단을 내려 멕시코-카타르-오스트리아 축구협회에 사과를 전하고 절차를 마쳐 전세기 투입 등의 결단을 내렸다면 최소한 이후 3명의 추가확진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고작 ‘평가전’이었다. 안해도 그만이다. 축구경기가 건강보다 위에 있지는 않다. 그것도 후유증도 천차만별이며 목숨도 앗아가는 코로나19 감염이다. 축구협회는 “절대 코로나19를 가볍게 보지 않았다”고 하지만 평가전을 굳이 감행하다가 기존 7명에 추가 3명까지 확진자를 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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