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이재호 기자]‘아! 야구 정말 몰라요.’

유명 야구 해설위원의 명언으로 유명하지만 2020 K리그1 파이널B 최종전을 보면 축구 역시 똑같이 적용이 가능하다.

‘아! 축구 정말 몰라요.’

ⓒ프로축구연맹
10월 31일에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B 최종전이 열렸다. 최종전의 최고 관심사는 최종전 직전까지 12위로 최하위였던 인천 유나이티드와 11위 성남FC, 10위 부산 아이파크가 연관된 강등 경쟁이었다. 최하위팀이 K리그2로 자동강등인 상황에서 순위대로 가장 유리한 팀과 불리한 팀이 나눠졌다.

먼저 인천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경우의 수밖에 없었다. 일단 승리하면 무조건 잔류가 가능했다. 비길 경우에는 11위 성남이 10위 부산을 이겨줘야했다. 나머지 모든 경우의 수는 인천이 모두 강등당하는 것이었다. 매우 불리했다.

11위 성남 역시 부산전을 이기면 잔류가 가능했다. 만약 부산전을 비길 경우 인천이 FC서울에게 비기거나 지면 역시 잔류가 가능했다. 비겨도 인천이 서울을 이기지만 않으면 되기에 12위 인천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있었다.

10위 부산이 가장 유리했다. 부산의 경우의 수는 간단했다. 이기거나 비기면 무조건 잔류였다. 강등당하는 경우의 수는 오직 질 경우밖에 없었다. 행여 지더라도 인천이 서울에게 지면 잔류가 가능했기에 가장 유리해보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강등당한건 부산이었다. 그것도 전반 31분 부산 이동준의 선제골까지 넣은 상황에서 후반 연속골을 내주며 역전패 당했기 때문이다. 부산은 지나치게 안일했다. ‘비겨도 된다’는 안일함은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마음으로 인한 인천과 성남을 이길 수 없었다. 부산은 1년만에 다시 강등을 당했다.

인천과 성남의 잔류는 가히 놀랍다. 인천은 개막 후 리그 14경기 연속 무승(5무9패)이라는 말도 안되는 추락을 경험했다. 조성환 감독은 급하게 소방수로 부임했고 나머지 13경기에서 7승 1무 5패라는 거짓말 같은 성적을 내며 인천에게 다시 한 번 ‘생존왕’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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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등 경쟁을 펼치던 성남을 상대로 원정에서 무려 6-0 대승을 거둔 것은 조 감독 스스로도 “그때가 기점이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잔류에 청신호를 알린 경기였다. 마지막 부산-서울 전에서 거짓말 같은 연승을 거두며 잔류를 확정한 것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성남 역시 끝내 잔류를 해낸 것이 놀랍다. 성남은 올시즌 7승을 했는데 단 한번도 연승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잔류와 강등이 걸린 마지막 2경기에서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 연승을 거두는 기적을 쏘아올렸다.

게다가 이 2연승 전까지만 해도 성남은 역전승을 해본 적도 없었다. 5승이 모두 역전승이 아닌 승리였지만 마지막 2경기는 선제골을 내주고도 끝까지 뛰어 끝내 역전승을 따낸 경기들이었다. 또한 최종전에서 골을 넣은 홍시후와 마상훈은 모두 올시즌 첫 골이자 프로 통산 첫 골을 넣은 선수들이다. 한번도 골을 넣어본 적이 없는 선수들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프로 첫 골을 넣는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모든게 부산이 유리했고 성남-인천은 강등에 가까워보였다. 하지만 강등된건 부산이고 인천은 거짓말 같은 반전으로, 성남은 프로 통산 첫 골인 선수들로 기적을 쐈다.

정말 축구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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