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시즌 시작전부터 우승다툼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전북 현대를 상대로 3전 전패. 그리고 포항 스틸러스와의 지난 18일 맞대결에서 0-4 대패.

매번 승점차를 벌릴 수 있거나, 반드시 이겨줘야하는 경기에서 미끄러지는 울산 현대는 과연 우승 자격이 있는 팀이라고 할 수 있나. 놀랍게도 아직도 우승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남은 울산이지만 행여 우승을 해도 어부지리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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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는 25일 오후 4시 30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후반 18분 전북 수비가 전방으로 길게 찬 공을 울산 수비수 김기희가 너무 안일하게 백헤딩을 했다가 이 백헤딩이 전북 외국인 선수 바로우와 골키퍼 조현우 사이로 갔고 바로우는 살짝 발끝만 갖다대 이날 경기 결승골을 만들었다.

두 팀 다 승점 54점 동률인 상황에서 이 경기를 마치고 나면 시즌 최종전만 남겨뒀기에 이 경기는 사실상의 우승 확정전이자 결승전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울산이 패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제 최종전에서 울산이 광주를 잡고, 전북이 대구에게 패하는 경우의 수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경우의 수는 전북의 우승을 말하고 있다. 전북은 전무후무한 리그 4연패를 달성하기 일보직전이다.

울산은 이날 패배로 올시즌 중요한 경기에서 모두 패하는 수치를 겪게 됐다. 일단 전북과의 3번의 대결은 모두 패했다. 6월 28일 홈 전북전 0-2 패배, 9월 15일 원정 전북전 1-2 패배, 그리고 이날 패배까지 모두 패한 것이다.

또한 이번 맞대결을 앞둔 18일 포항전에서 0-4 대패도 치명적이었다. 승점 3점차로 앞섰던 상황에서 만약 포항전에서 무승부라도 거뒀다면 전북전을 패해도 여전히 1위를 지킬 수 있었기에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이 승부에서마저 포항에게 처참하게 패하면서 울산은 중요경기를 다 놓치고 말았다.

놀라운건 이렇게 전북에게 3패를 당하고 중요경기를 놓쳤음에도 여전히 우승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물론 확률은 희박하다. 자신들은 광주를 잡고 전북은 대구에게 져야한다. 전북이 비기기라도 하면 우승을 놓치는데 전북은 우승 DNA가 있어 중요경기는 절대 놓치지 않는 저력이 있다는 점에서 쉽사리 울산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울산이 기적같이 우승을 차지한다해도 전북에게 3패를 당한 사실과 중요경기면 항상 무너지는 습성이 남은 찜찜함을 남기고 우승하게 된다. 행여 우승해도 존중받지 못하는 우승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울산은 팬들에게 크나큰 실망을 안겼고 자신들이 우승 후보가 아님을 중요경기에서 아이러니하게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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