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운 좋게도 전북 현대의 골과 다름없는 슈팅이 골대를 두 번이나 맞았다. 그리고 울산 현대 조현우 골키퍼는 페널티킥도 막고 결정적 슈팅도 여러차례 막아냈다.

이렇게 울산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이 갖춰졌음에도 끝내 울산은 패했다. 그것도 스스로의 황당한 실수로 결승전과 다름없는 경기를 놓친 것은 누굴 탓할 수도 없다. 모두 울산 스스로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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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는 25일 오후 4시 30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후반 18분 전북 수비가 전방으로 길게 찬 공을 울산 수비수 김기희가 너무 안일하게 백헤딩을 했다가 이 백헤딩이 전북 외국인 선수 바로우와 골키퍼 조현우 사이로 갔고 바로우는 살짝 발끝만 갖다대 이날 경기 결승골을 만들었다.

이날 울산은 모든 유리한 상황을 다 갖추고 있었다. 두 팀 다 승점 54점 동률이지만 여전히 다득점에서 앞서 울산이 1위였다. 즉 비겨도 울산은 최종전에서 우승할 확률이 더 높은 팀이었다. ‘비겨도 괜찮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울산은 이 경기가 홈경기였고 마침 팬들도 경기를 찾을 수 있는 여건이 됐다. 경기 배정 운도 좋아 울산은 전북을 상대로 총 3번 중 2번이나 홈경기를 가질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울산에게 유리했다.

심지어 경기 중에도 울산에게 유리한 상황이 많이 나왔다. 전반 15분 전북 이용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전반 34분에는 전북 구스타보가 페널티킥을 찼지만 조현우가 놀라운 선방으로 막아냈다. 전반 44분에는 전북 조규성의 멋진 오른발 슈팅이 또 골대를 맞으며 울산을 도와주는가 했다.

물론 울산은 전반전 윤빛가람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고 전반 추가시간 주니오의 결정적 패스를 받은 완벽한 기회에서 이청용이 어이없게 슈팅을 옆으로 날리며 찾아온 기회를 놓치는가 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도 윤빛가람이 다시 프리킥을 찼지만 또 골대를 맞았다.

후반전에도 조현우의 결정적 선방은 이어졌고 울산은 뭔가를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김기희의 어이없는 백헤딩 실수가 나왔고 모든 것이 무너졌다. 정말 하늘이 돕는 것 같았던 울산의 우승 기운은 그 실수 한번으로 모두 날아갔다.

2005년 이후 2013년과 2019년 두 번의 완벽한 우승기회를 놓쳤던 울산은 세번째 찾아온 우승기회를 이번에도 놓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제 최종전만 남겨둔 상황에서 전북이 대구FC를 상대로 패하고, 울산은 광주FC를 상대로 승리하면 울산의 우승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걸 기대하기엔 이날 패배가 너무 치명적인 울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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