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다시 스포츠 경기에 관중이 들어왔다. 많지는 않은 2075명의 숫자였지만 그래도 54일만에 다시 스포츠 경기의 필수요소인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왔다는 것만으로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축구 A대표팀(감독 파울루 벤투)은 12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스페셜매치’ 도쿄 올림픽 대표팀(감독 김학범)과의 2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1,2차전 합계 5-2로 승리해 1억원을 기부하는 팀이 됐다.

1차전 올림픽 대표팀 정승원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1차전을 2-2 팽팽한 접전으로 마무리한 이후 ‘형’ A대표팀은 2차전 전반전부터 경기를 압도했고 결국 후반 9분 역습기회에서 수비진영에서 긴패스를 이어받은 이동준이 빠른 속도로 내달린 후 문전에서 옆에 있던 이동경에게 침착하게 내준 것을 이동경이 밀어넣어 선제 결승골을 만들었다.

후반 43분에는 전방으로 길게 찬공을 올림픽대표팀 골키퍼 안창기가 페널티에어리어 밖으로 나와 헤딩으로 걷어낸 것이 멀리가지 못했고 교체투입된 국가대표팀의 이주용이 이 공을 가슴으로 받고 그대로 왼발 하프발리슈팅을 때려 빈 골대에 쐐기골을 넣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올림픽 대표팀 수비진이 완전히 허물어진 틈을 타 교체투입된 국가대표팀 이영재가 골키퍼 일대일 기회에서 센스있는 칩킥으로 3-0을 만들며 승리를 안겼다.

이날 경기는 유관중으로 진행돼 의미가 있었다. 12일부로 정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1단계로 낮추면서 스포츠 경기의 관중 입장도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관중 입장이 중단된 지난 8월19일 이후 54일 만의 유관중 전환이다.

마침 12일에는 축구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경기, 남자프로농구 1경기, 여자프로농구 1경기가 열렸다. 하지만 농구의 경우 12일에야 관중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 아직 무관중 상황인데 반해 축구협회의 경우 유관중에 곧바로 대비해 12일 오후 3시 인터넷을 통해 최대 3000장의 티켓을 판매했고 2075명이 입장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철저한 방역지침에 따라 관중을 받았고 경기전 애국가 제창에는 노래는 나오지만 코로나19 방역 수치에 따라 따라 부르지는 않게 했다. 또한 전광판에는 ‘육성응원은 금지지만 박수는 마음껏 치셔도 된다’는 문구로 응원법에 대해 안내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유니폼을 팬들이 직관하는 첫 경기이기도 했다. 경기전 만난 한 여성팬은 “축구유니폼이 매우 기대된다. 직접 선수들이 입고 뛰는걸 보고 싶다. 특히 정승원이 입은걸 보고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팬은 “7월에 유관중일 때 축구장을 찾았었는데 이렇게 다시 경기장에 오니 매우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54일만에 재개된 유관중은 끝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13일부터는 야구, 16일부터는 K리그도 관중을 받는 상황에서 팬들이 ‘직관’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맞서는 수밖에 없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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