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 ⓒ대한축구협회
[스포츠한국 고양=노진주 기자] 벤투호를 연신 괴롭히고도 김학범호는 아직 배가 고프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감독 김학범)은 9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스페셜매치 ’ 1차전 축구 A대표팀(감독 파울루 벤투)과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제골은 A대표팀의 것이었다. 풀백 이주용이 오른발로 땅볼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볼은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4분에는 올림픽 대표팀이 반격했다. 올 시즌 K리그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김학범호에 첫 승선한 송민규가 동점골을 뽑아냈다. 수비 벽을 허물고 박스 안쪽을 파고든 후 A대표팀의 주장 권경원까지 제치고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기세를 몰아 역전까지 일궈냈다. 후반 12분 올림픽 대표팀의 조영욱이 교체 직전에 때린 중거리 슈팅을 조현우 골키퍼가 선방했다. 공은 라인을 넘어가는 듯 보였지만, 조규성의 머리에 맞고 문전으로 향했다. 이를 A대표팀 권경원이 걷어내려다 오히려 자책골을 기록하고 말았다.

A대표팀은 경기 막판 동점골을 기록했다. 후반 44분 이정협이 박스 우측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작렬했다. 결국 ‘형-아우’의 대결은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 ⓒ대한축구협회
전반 극초반을 빼고 밀리는 경기를 했던 올림픽 대표팀은 후반전에 분위기 반전을 일궈냈다. 시발점은 후반 4분에 터진 동점골이었다. 벤투 감독도 경기 후 “동점골을 내준 후 팀이 침체된 느낌이 들었다. 밸런스가 깨졌다”고 말할 정도였다.

여기에 권경원의 자책골까지 터지자 김학범호는 A대표팀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특히 이날 A대표팀의 포백으로 출전하며 전반에 날카로운 전방패스로 존재감을 뽐냈던 원두재까지 잠재웠다.

이 역시 벤투 감독도 인정했다. “원두재는 전반전에 대단한 활약을 했다. 인상적이었다”고 칭찬을 먼저한 후 “후반전에는 기복을 보였다. 동점골을 내준 상황에서 실책이 나와 흔들린 것 같다”고 전했다.

후반 막판 이정협에게 골을 내주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짓진 못했지만, ‘형’ 벤투호에 결코 밀리는 경기를 하지 않은 ‘아우’ 김학범호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에게 이날 경기는 성에 차지 않는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이날 매치를 회상하며 “오늘 경기에 50점밖에 줄 수가 없다”고 짠 평가를 하며 “우리가 하고자 했던 패턴이 하나도 안 나왔다. 들어가서 혼내줄 거다. 빠른 공격을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많이 안 이루어졌다”며 만족할 수 없던 이유를 설명했다.

A대표팀과 대등한 경기를 했지만, 경기력이 썩 마음에 들지 않은 김학범 감독이다. 2차전에서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겠다고 말한 김학범 감독이 두 번째 경기에서는 배고픔을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