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스스로 할일을 모두 끝낸 광주FC를 보고 하늘이 감동한걸까. 광주는 성남FC 원정에서 승리했고 강원FC는 1-0으로 이기던 경기를 1-2 역전패를 당하는 바람에 광주가 기적적으로 파이널A 막차(6위)를 타게 됐다.

20일 오후 3시 전국 6개 구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22라운드 경기가 일제히 열렸다. 22라운드는 스플릿 라운드로 나뉘기전 최종 라운드로 5위까지는 파이널A(울산, 전북, 포항, 상주, 대구)가 확정된 상황에서 이 한 경기에 따라 파이널A 마지막 한자리를 놓고 다투는 경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파이널A에 들어가기만 하면 시즌 최종성적 6위는 최소 확정이다. 이후 파이널B팀이 더 승점을 쌓아도 파이널A 최하위팀의 순위를 넘을 수 없다. 강등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최소 6위가 확정되니 파이널A와 파이널B는 하늘과 땅 차이다.

파이널A의 막차인 6위를 놓고 무려 5팀이 마지막까지 경쟁하게 됐다. 강원, 서울, 광주, 성남, 부산까지 총 5팀이 파이널A 막차를 타기 위해 총력을 다했고 어떤 팀이 막차를 탔는지 타임라인으로 알아본다.

ⓒ프로축구연맹
▶킥오프전

승점 24에 다득점 26점의 강원이 21라운드까지 6위로 가장 유리했다. 수원 삼성과 맞대결에서 이기면 다른 팀의 모든 경우의 수를 지울 수 있었다. 7위는 승점 24에 다득점에 밀린(19득점) 서울. 8위 광주는 승점 22, 다득점 26점으로 9위 성남(승점 22, 19득점)과의 성남 원정 맞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강원과 서울이 이기지 못하도록 바래야했다. 10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21)도 산술적으로는 가능했지만 광주-서울이 지고, 성남-광주가 비기고 자신들이 전북 현대 원정에서 7득점 이상을 하며 이겨야했기에 사실상 불가능했다.

강원은 리그 11위의 수원 삼성과 홈경기, 서울은 리그 5위의 대구FC와 홈경기, 성남과 광주는 성남에서, 부산은 전북 원정경기로 20일 오후 3시 킥오프가 됐다.

▶전반 4분만에 전북 골, 부산 경쟁서 아웃

전북과 부산의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먼저 소식이 들렸다. 전반 4분만에 전북의 조규성이 김보경이 올린 왼발 코너킥을 방향을 틀어 헤딩골을 넣는다. 이 득점에 이어 전반 36분에도 전북 공격수 구스타보가 추가골을 넣으며 부산 아이파크가 6위가 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사실상 사라졌다.

▶전반 12분 광주 펠리페의 골, 광주 전반전까진 6위로 올라서다

전반 12분, 성남과 광주의 맞대결에서 중요한 골이 터진다. 중원에서 펠리페가 다소 높게 뜬공을 트래핑하며 달려갔고 헤딩으로 드리블을 띄워놓고 탱크처럼 밀고들어가 단숨에 문전에 진입한다. 이때 펠리페는 붙은 수비수들과 뒤엉켰고 얼떨결에 펠리페의 발에 맞은 공이 김영광 성남 골키퍼가 막지 못한 곳으로 가 골이 됐다.

이 득점으로 광주는 성남에 1-0으로 앞서는 것은 물론 강원-수원, 서울-대구가 모두 전반전을 0-0으로 마침에 따라 단숨에 리그 6위까지 올라섰다.

전반전 종료까지로 보면 광주가 승점 25점으로 강원, 서울과 함께 승점 25점이지만 한 골을 넣었기에 다득점에서 강원의 26득점을 앞서 27점이 되므로 광주는 리그 6위로 파이널A 막차를 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물론 전반전 45분까지의 결과며 후반전 결과에 따라 얼마든 순위 변동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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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7분 강원 골, 1시간 빼앗겼던 6위 되찾다

후반 7분 강원이 드디어 수원 골문을 뚫었다. 전반전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위태위태했던 강원은 하지만 후반 8분 코너킥에서 날아오른 공격수 김지현의 멋지게 방향 돌려넣는 헤딩골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이 득점으로 강원은 승점 27점이 되며 다른 모든 팀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대로 마치면 6위를 확정 지을 수 있게 됐다.

오후 3시 12분경 광주에게 6위를 빼앗겼던 강원은 딱 한시간이 지난 4시 12분경 득점으로 다시 6위를 되찾았다.

광주 입장에서는 6위 ‘1시간 천하’였던 셈. 여전히 1-0으로 앞서고 있던 광주 입장에서는 수원이 어서 동점골을 넣어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후반 28분과 32분새, 강원과 광주의 희비가 엇갈리다

이대로 강원이 6위를 확정짓는가 했던 후반 28분. 먼저 광주가 힘을 더 낸다. 1-0으로 이기든 2-0으로 이기든 강원이 수원을 이긴다면 결과에 큰 변함은 없음에도 후반 28분 두현석이 한방에 넘어온 패스때 일대일 기회를 잡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광주는 2-0을 만들었다. 일단 이로써 남은시간이 20분여 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성남이 6위가 될 경우의 수는 매우 희박해졌다.

광주가 스스로 힘을 내자 하늘이 도왔을까. 강원-수원전의 스코어가 달라졌다. 수원은 후반 32분 염기훈이 올린 코너킥을 고승범이 날아올라 동점 헤딩골을 넣었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후반 37분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염기훈이 왼발로 감아올렸고 이번에는 한석종이 앞에서 헤딩 역전골을 만든 것. 강원은 1-0으로 이기고 있다 6분 사이에 1-2로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순위도 뒤바뀌게 됐다. 오히려 강원이 승점 추가에 실패하는 상황이 되면서 성남에 승리가 유력한 광주는 승점 25점으로 일단 대구와 0-0으로 맞서고 있던 서울과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28득점으로 19득점의 서울에 앞서면서 6위가 됐다. 7위가 서울, 강원은 기존 6위에서 8위까지 밀렸다.

남은 시간은 추가시간을 포함해도 10여분. 이 10여분동안 스코어가 바뀌지 않는다면 광주가 기적적으로 파이널A에 오르게 되고 강원은 마지막날 파이널A에서 탈락하는 희생양이 된다.

▶경기종료, 광주 구단 역사상 최고 순위 확정

10분여 남았지만 대구와 0-0으로 맞서던 서울이 한골이라도 넣어 이긴다면 서울이 6위가 될 수 있었다. 만약 강원이 득점에 성공해 수원과 2-2 동점을 만들어 서울도 비긴채로 끝난다면 광주-강원-서울 모두 똑같은 승점 25점이 되는 기상천외한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 게다가 광주와 강원은 다득점도 +2점으로 28득점 동률. 이 경우 골득실로 따지는데 광주는 -4, 강원은 -8이기에 광주가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광주 입장에서는 남은 시간동안 서울이 골을 넣지 않길 바래야했다.

가장 먼저 강원과 수원의 경기가 종료됐다. 강원이 1-2로 패한 것. 그리고 곧바로 서울과 대구의 경기가 0-0으로 종료됐다. 경기가 가장 늦게 끝난 광주-성남전에서 광주가 2-0으로 승리하며 기적같은 파이널A 진출을 하게 됐다.

2011년 시민구단으로 창단이후 구단 역사상 최고 순위인 6위를 확정짓게 된 광주다. 승격하자마자 이룬 기적의 성과였고 강원은 마지막날 패배로 파이널B로 떨어지며 눈물을 흘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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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라운드 최종 순위

6위 광주FC 승점 25 다득점 28 - 파이널A 진출 이하 파이널B
7위 FC서울 승점 25 다득점 19
8위 강원FC 승점 24 다득점 27
9위 성남FC 승점 22 다득점 19
10위 부산아이파크 승점 21 다득점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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