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너무나도 타격이 크다. 울산 현대는 이제 한 경기라도 지면 순위가 뒤바뀔까 걱정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마치 2019년처럼 말이다.

또 다시 전북 현대를 이기지 못했다는 정신적 충격이 너무나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연스레 2019년 역전 우승을 내준 트라우마가 울산 선수단을 지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는 15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1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전북은 전반 1분 만에 왼쪽에서 바로우의 낮고 빠른 얼리크로스가 문전의 한교원에게 향했고 한교원이 발에 맞추지 못했지만 이 공이 그대로 조현우를 뚫고 골문에 꽂히며 이른 시간 선제골에 성공했다.

이후 울산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전북은 후반 17분 이번에는 바로우가 쿠니모토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왼쪽 배후침투를 했고 속도를 활용해 페널티에어리어까지 끌고간 후 침착하게 문전에 있던 한교원에게 밀어줬고 한교원은 방향만 바꿔 추가골을 넣으며 2-0을 만들었다.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불투이스가 페널티킥을 만들고 주니오가 득점했지만 너무 시간이 늦어 1-2로 패했다.

이날 울산이 패하면서 승점 47에 머물렀고 전북은 승점 45가 되며 이제 1위 울산과 2위 전북의 차이는 단 2점밖에 나지 않게 됐다. 같은 라운드에서 울산이 지고 전북이 이기면 순위가 바뀌게 된다.

이 경기를 이겼다면 기존 승점 5점차가 8점차가 되면서 울산의 우승은 매우 유력할 수 있었다. 이 경기 후 고작 6경기밖에 남지 않은 K리그1에서 승점 8점차는 매우 클 수 있었다. 2경기를 패해도 순위가 바뀌지 않으며 그렇게 따라잡혀 울산이 비기고 전북이 이겨도 다득점에서 울산이 많이 앞서고 있어(이날 경기 후 울산 44득점, 전북 36득점) 사실상 3경기를 1무2패로 망쳐도 나머지 3경기를 이긴다면 우승이 가능한 굉장히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울산은 패했고 이제 1위 자리를 내줄까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문제는 이 경기가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불렸고 선수들도 이 경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상황에서 치명적인 패배를 당했기에 정신적 충격이 굉장히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울산 입장에서는 ‘또 전북 때문에 이렇게 되나’라는 자괴감과 패배감이 선수단을 감돌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경기는 주중경기여서 곧바로 20일에는 또 경기를 가져야한다.

반대로 전북은 ‘여기서 지면 사실상 우승이 힘들다’고 생각했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몸은 힘들어도 정신적으로 최고조를 달릴 수 있게 됐다. 전북과 울산 정도의 전력을 갖춘팀은 결국 정신력에서 우승 향방이 갈리기에 맞대결에서의 승패는 두 팀의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또한 울산은 지난해의 트라우마까지 덮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울산은 2005년 이후 무려 14년만에 우승을 눈앞에 뒀었다. 최종전 포항 스틸러스전을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 가능했지만 이 경기를 지고 전북이 강원FC전을 이기면서 전북이 역전우승을 차지해버린 것.

ⓒ프로축구연맹
게다가 이 우승이 최종라운드 직전 경기였던 37라운드 맞대결에서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에 파생된 결과라는 점이 뼈아팠다. 아예 맞대결에서 울산이 전북을 이겼다면 최종전은 볼 것도 없이 조기우승을 할 수 있었지만 전북전을 비기고 결국 최종전에서 지면서 울산의 14년만의 우승은 물 건너 갔다.

이제 울산은 다시 15년만에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또 다시 전북에게 막힌다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작년에도 전북 때문에, 다 잡은 우승을 놓쳤는데 이제 또 다시 전북에게 패하면서 이제 승점 2점차로 한경기만 져도 1위를 뺏긴다는 정신적 충격과 작년의 트라우마가 클 수밖에 없다.

울산이 정신적으로 충격과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국 2020 K리그1 우승의 향방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