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천수 인천 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이 1년반만에 구단을 떠난다. 지난 1년반동안 인천은 유상철 감독의 암투병, 극적인 잔류, 다시 찾아온 강등위기 등 다사다난했고 그 중심에 있던 이천수 실장이었다.

이천수 실장은 9일 인천 구단에 사의를 표명하고 전력강화실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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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 영웅이자 한국인 최초의 스페인 라리가 진출, 그리고 그라운드의 ‘악동’ 등으로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낸 이천수 실장은 은퇴 후 방송계에서 일하다 고향팀이자 선수시절 마지막을 함께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행정직으로 돌아왔다. 2019시즌을 앞두고 전력강화실장으로 부임하며 선수영입과 감독 선임 등 축구와 관련된 구단 대부분 업무를 도맡아왔다.

2019시즌 시작전인 1월에 부임하며 겨울이적시장을 늦게 시작했음에도 허용준, 양준아, 지언학, 이재성, 문창진, 질로안 하마드, 꽁프엉 등을 영입하며 알짜배기 영입으로 ‘갓천수’라는 인천 팬들의 지지까지 얻으며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5연패가 이어지며 기존 안데르센 감독을 경질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임중용 감독대행이 팀을 맡았지만 좀처럼 팀이 수습되지 않았다. 이에 유상철 감독이 부임했다. 유 감독은 빠르게 선수들의 마음을 사며 조금씩 팀은 안정화됐고 여름이적시장에 다시 이천수 실장이 나서 김호남, 라시드 마하지, 명준재, 장윤호 등을 깜짝 영입했다.

특히 김호남과 남준재의 트레이드의 경우 주장이던 남준재가 먼저 이적을 요청했는지 등에 대해 수많은 논란이 있어 간담회까지 열릴 정도였다. 훗날 이천수 실장은 이 간담회가 매우 힘들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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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김호남은 팀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남준재를 영입한 제주 유나이티드는 강등되면서 김호남을 영입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됐다. 또한 마하지, 명준재 등은 알짜배기 영입의 표본일 정도로 뛰어났다.

30라운드 대구FC전부터 마지막 38라운드까지 3승5무1패라는 거짓말 같은 성적을 내며 인천은 극적인 잔류에 성공한다. 하지만 시즌 막판 유상철 감독이 췌장암 3기임이 드러나면서 전국민적 관심이 인천에게 쏠리기도 했다. 선수들은 유 감독을 위해 뛰었고 유 감독은 최종전 무승부를 통해 끝내 잔류에 성공하며 축구가 줄 수 있는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아름다운 잔류에 성공했지만 인천은 나아가야했다. 유 감독의 거취결정이 늦어지며 자연스레 임완섭 신임 감독 선임도 늦어졌다. 임 감독 선임이 늦어지며 준비기한이 짧은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늦어지며 이 우려는 사라졌다.

하지만 임 감독은 개막 후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채 세 달여 만에 불명예 사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안산 그리너스의 지난해 돌풍을 이끌었지만 임 감독은 1승도 인천에서 올리지 못하고 떠났고 임중용 감독대행 체재를 지나 조성환 감독을 영입했다. 하지만 조 감독 영입전에 구단 수뇌부와의 갈등이 표면에 드러나며 이임생 감독 영입이 무산되는 등 내홍을 겪기도 했다. 이 사건은 결국 이천수 실장의 사퇴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

결국 이 실장은 고향팀 인천으로 돌아와 1년반동안 정식감독만 총 4명(안데르센, 유상철, 임완섭, 조성환)을 거치고 유상철 감독의 암투병, 김호남-남준재 트레이드, 이임생 감독 선임 논쟁 등 수많은 일을 겪으며 정말 다사다난한 전력강화실장으로의 임무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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