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넘어지는 것마저도 페이크였다. 중심이 무너지며 넘어지자 순간 상대 수비가 느슨해졌고 그때 리오넬 메시는 완벽하게 감아찬 슈팅을 했다.

드리블 진로에 있었던 루이스 수아레즈가 할 일은 그저 공에 관여하지 않고 메시가 그대로 드리블 할 수 있게 지켜보는 것 뿐일 정도다. 농담조로 ‘수아레즈 0.9골’이라고 볼 수 있는 메시의 득점은 왜 여전히 메시가 세계 최고인지 명확히 보여주는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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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는 9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4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캄프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나폴리와의 홈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1차전 나폴리 원정에서는 1-1 무승부를 거뒀던 바르셀로나는 2차전을 3-1로 승리하며 종합스코어 4-2로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10분 이반 라키티치의 왼쪽에서의 코너킥을 수비수 클레멘트 랑글레가 날아올라 선제 헤딩골을 넣었다. 전반 23분에는 오른쪽에서부터 메시가 중앙으로 들어오며 엄청난 드리블로 나폴리 수비진을 완전히 농락한 이후 넘어지면서도 때린 왼발 감아차기 슈팅이 추가골로 연결됐다. 메시의 클래스가 드러난 정말 메시다운 골이었다.

전반 추가시간 1분에는 메시가 쿨리발리로부터 얻어낸 페널티킥을 루이스 수아레즈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전반이 끝나기직전에는 나폴리의 주장 로렌조 인시네가 페널티킥 만회골을 넣어 결국 전반전 추가시간에만 2골이 나며 3-1로 바르셀로나가 앞선채 전반전을 마쳤고 이 스코어는 그대로 가 바르셀로나가 승리했다.

이날 나온 많은 득점 중 백미는 역시 메시의 전반전 득점이었다. 메시는 중앙에서부터 길게 넘어온 공을 오른쪽에서 잡은 후 서서히 중앙으로 치고 들어간다. 수비 2명이 붙고 메시는 그 사이를 파고든다. 하지만 첫 번째 드리블이 잘못돼 수비발에 걸리고 공이 마르코스 루이에게 간다. 하지만 루이는 달려들어가는 메시를 막으려다 넘어지고 메시도 이때 넘어진다. 그러나 메시는 곧바로 일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을 막으러 왔던 또 다른 수비수인 쿨리발리까지 젖히게 된다.

이때 메시는 마놀라스를 앞에두고 다시 중심을 잃은 듯 넘어진다. 마놀라스는 순간 방심할 수밖에 없었고 메시는 넘어지면서 먼포스트를 보고 왼발로 감아찬 슈팅을 때린다. 넘어지는 순간에도, 혹은 넘어지는 것마저 페이크로 수비를 방심하게 한 후 ㄸㅒ린 이 왼발 슈팅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그대로 나폴리 골문에 꽂히게 된다.

설명하는게 더 힘든, 직접 보는게 편할 정도로 메시의 드리블은 정말 메시답게 완벽했다. 어떻게 수비수들이 이렇게 밀집되어 있는데, 그리고 드리블 중에 두 번이나 넘어지고도 넘어지는것으로도 수비를 젖히며 끝내 완벽한 감아차기 슈팅까지 때릴 수 있었을까.

마침 메시의 드리블 중에 동선에 걸렸던 수아레즈는 메시가 드리블을 계속 할 수 있게 괜히 공을 건드리거나 진로를 막지 않았다. 한창 드리블을 하는 흐름에 괜히 방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수아레즈가 잘 알기 때문이다.

이날 메시는 수아레즈의 페널티킥 골때도 직접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최고의 활약을 했다. 늘 하는 최고의 활약이기에 큰 감흥은 없을 수 있지만 행여 바르셀로나가 챔스 16강에서 떨어질까 걱정했던 팬들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같은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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