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어색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납득이 된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는 이제 ‘슬퍼매치’로 불릴 정도로 안타까운 라이벌전이 됐다.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무관중인 상황이지만 만약 유관중이었다 할지라도 어쩌면 역대 최저 관중 경기가 됐을지도 모를 슈퍼매치다.

ⓒ프로축구연맹
수원과 서울은 4일 오후 8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10라운드 ‘슈퍼매치’ 라이벌전을 가진다.

수원과 서울, 서울과 수원이 맞붙는 슈퍼매치는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었다. 세계에서 알아주는 아시아 최고의 라이벌전이었고 13년 전인 2007년 4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슈퍼매치는 역대 최다 관중인 5만5397명의 관중이 모일 정도로 인기였다. 두 팀이 맞붙을 때 마다 스토리는 흥미진진했고 승부는 박진감이 넘쳤다. 수원 팬들과 서울 팬들의 응원전 역시 볼거리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물론 무관중이기 때문에 관중들의 열기는 느낄 수 없다. 하지만 두 팀이 역대급으로 부진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탓도 있다. 3승 6패의 서울은 9위, 2승 2무 5패의 수원은 10위다. 12개팀 중 하위권으로 항상 우승을 다투던 팀, 아니 2010년대 들어 많이 추락했어도 그래도 중상위권은 지키던 명성마저 완전히 까먹은 두 팀이다.

원래 정부 허락하에 7월 초부터 유관중이 가능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일단 연기된 상황이지만 만약 유관중이 가능했다 할지라도 과연 슈퍼매치에 예전과 같은 관중수가 가능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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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두 팀이 성적만 안 좋았다면 이런 얘기했다면 억지일 수 있다. 하지만 서울은 시즌 시작전에는 기성용 파동, 시즌 중에는 리얼돌 논란으로 인해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성적마저 바닥을 치니 상황은 더욱 안 좋았다. 그나마 5연패는 끊었지만 리그 최하위이자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거둔 승리이기에 기뻐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수원 역시 시즌 전부터 부족한 보강으로 인해 말이 많았고 지난시즌 득점왕이던 아담 타가트가 좀처럼 부활하지 못하며 실망을 안겼다. 게다가 팀의 핵심선수이자 유일한 국가대표였던 홍철이 최근 울산 현대로 떠나버리면서 수원 팬심은 폭발한 상황이다.

양 팀 모두 이런 상황들이 겹치고, 성적마저 9위와 10위로 하위권에 있다보니 오죽하면 슈퍼매치가 아닌 ‘슬퍼’매치라고 불릴까. 이런 상황에서 유관중이었다면 역대 최저관중을 걱정해야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두 팀의 라이벌전은 K리그 최고 관심 경기다. 볼 사람은 본다. 이번 경기에서 박진감 넘치고 치열한 승부를 보이면서 어느 팀이든 승리를 거둬 그간의 부진과 논란을 씻을 반전의 계기로 삼는다면 슬퍼매치가 슈퍼매치다운 위용을 되찾을 것이다. 결국 두 팀이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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