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무려 13년의 세월이 지나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유스 고등학교 출신으로 데뷔해 해외진출도 하고 월드컵 주전으로 뛰는 등 스타였던 선수가 13년만에 돌아왔지만 반응은 냉랭하다.

친정 포항 스틸러스로 13년만에 돌아온 오범석은 돌아섰던 포항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포항은 2일 오범석 영입을 공식발표했다. 여름 추가 선수등록일인 25일이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포항
포항은 “2003년 포항에서 데뷔 이래 K리그 통산 370경기 15득점 11도움을 기록중인 오범석은 수비형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측면 수비, 중앙 수비까지 소화 가능한 멀티 자원이다”라고 설명했다. 오범석은 올시즌 강원FC 주장으로 선임됐지만 갑작스레 팀과 결별해 계약해지를 하고 FA신분으로 포항으로 돌아왔다.

무려 13년만에 복귀이기에 원래대로라면 포항 팬들은 자신들이 낳고 기른 스타를 환영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오범석은 포철공고를 나와 2003년 포항에서 데뷔해 2007년까지 뛰며 K리그 대표 오른쪽 풀백으로 성장했었다. 이후 2010 남아공월드컵 주전 오른쪽 풀백자리까지 꿰차는등 전성기를 달렸고 중국에서도 뛰는 등 성공한 축구선수로 승승장구했다. 만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러팀들이 오범석을 영입하기 위해 경쟁했을 정도니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항 팬들과 오범석은 좋지 않은 감정이 있다. 바로 2007시즌 종료 후 러시아팀으로 이적할때의 문제 때문이다. 2007년 ‘"러시아 사마라-성남으로" 주장 '팽팽'… 최악땐 임의탈퇴 공시 K리그 못 뛸수도’라는 스포츠한국의 기사에 따르면 포항은 성남과의 협상을 통해 오범석을 성남으로 이적시키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오범석 측이 바이아웃 조항을 근거로 러시아의 사마라FC로 이적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임의탈퇴 얘기가 나올 정도로 포항과 오범석의 대립이 심했다.

이미 포항 입장에서는 2007년 7월 일본 요코하마FC로 임대까지 보내주며 해외진출 갈증을 위해 노력했었는데 선수가 이미 합의된 성남과의 계약을 무시하고 러시아팀으로 이적을 주장했다고 강조했었다.

결국 많은 마찰 끝에 선수의 뜻에 따라 포항은 러시아 사마라FC 이적을 승인한다. 오범석은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리그로 진출했지만 1년반만에 K리그로 돌아오게 된다. 이때 오범석이 K리그로 복귀하면서 포항의 최대 라이벌팀인 울산 현대로 행선지를 택해 포항의 분노를 샀다.

당시 포항 팬들은 오범석이 2007년 당시에도 해외진출을 위해 지나치게 구단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 불만이 있던 상황에서 라이벌팀인 울산으로 K리그에 복귀하자 오범석은 포항 팬들 입장에서 크나큰 ‘금지어’가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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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범석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주전 풀백으로 활약하는 등 국가대표 풀백이 됐고 포항도 2010년대 초반 전성기를 달리며 그렇게 서로를 잊고 사는가 했다.

하지만 무려 13년이 지난 지금 36세가 된 오범석이 포항으로 갑자기 복귀하게 됐으니 포항팬들 입장에서는 반응이 차가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포항 구단과는 마침 오범석이 포항에 있을 때 데뷔부터 쭉 팀 선배로 지켜본 김기동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기에 수월하게 해묵은 감정은 푼 것으로 보인다. 마침 포항은 심상민과 김용환의 입대로 풀백 자원이 부족해졌기에 타이밍도 좋다.

그러나 포항 팬들의 입장은 다르다. 아무리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라 할지라도 워낙 잡음이 많았고 ‘금지어’로 까지 여겨지던 선수를 다시 데려왔기에 포항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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