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축구에서 등번호 10번은 전통적으로 팀의 에이스가 단다.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 지네딘 지단 등등 에이스들은 10번을 달았기에 영웅이었고 영웅이었기에 10번을 달 수 있었다.

이동경은 공격자원이 풍부한 이번 김학범호에서 등번호 10번을 달았다. 파울루 벤투호도 다녀올 정도로 월반을 한 선수이기에 받는 대우 정도로 여겨졌다.

그리고 지난 조별리그 3경기동안은 큰 활약이 없었고 8강전 역시 벤치에서 시작했다. 10번으로 기대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이동경은 후반 추가시간 버저비터 결승 프리킥골을 넣으며 ‘괜히 10번을 단게 아니었음’을 증명해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7시 15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8강 요르단전에서 후반추가시간 이동경의 결승 프리킥골로 2-1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전반 16분 김진규의 프리킥부터 시작한 약속된 세트피스에서 김대원의 크로스, 정태욱의 헤딩 떨구기, 이동준의 골키퍼와 경합에 흘러 나온 공을 조규성이 헤딩골을 넣었다. 이른 시간 선제골 이후 한국은 프리킥이 골대를 맞는 등 불운이 따르며 불안한 리드를 이어갔다.

결국 후반 30분 요르단의 지공에서 다소 먼거리에서 왼발 중거리슈팅을 한 것이 오히려 너무 약하게 굴러가 한칸 앞에 있던 요르단 야잔 압달라 알나이마트에게 킬패스가 됐다. 오프사이드도 아닌 상황에서 알나이마트는 완벽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슈팅을 했고 반대편 골대로 정확히 꽂아넣어 1-1 동점이 됐다.

이대로 연장전으로 가는가했던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 이동경이 드리블을 돌파하다 프리킥을 만들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왼발로 찼다. 이 프리킥 슈팅은 수비벽을 살짝 넘겨 그대로 가까운 포스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고 이 득점과 동시에 경기는 한국의 2-1 승리로 종료됐다.

극적인 승리로 4강에 올른 한국은 호주와 22일 결승행을 놓고 맞붙게 됐다.

결승 프리킥골을 넣은 이동경은 영웅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 정규시간 마지막 기회에서 이동경은 자신이 만든 프리킥을 완벽하게 감아차 득점했다. 정확한 슈팅에 세기, 각도, 궤적 모든 것이 완벽했다. 골과 동시에 종료휘슬이 울리는 타이밍마저 완벽했다.

등번호 10번다운 활약이었다. 그동안 이동경은 2선자원 경쟁자인 이동준의 맹활약 속에 활약이 가려왔다. 김대원, 정우영, 엄원상 등 다른 경쟁자원들도 있어 대표팀 2선 경쟁은 전체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곳이었다.

이동경은 국가대표까지 활약한 이력으로 선두주자에 서나 했지만 이동준이 앞서나가고 정우영이라는 슈퍼 유망주 등까지 있어 경쟁에 살짝 밀리는가 했다. 이날 경기 역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투입될 정도로 선발로는 기회를 받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동경은 후반 투입과 동시에 활발하게 움직였고 자신에게 찾아온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0번 에이스만이 해낼 수 있는 버저비터를 해내며 한국을 4강에 이끌었다. 에이스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이동경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해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