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마우로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경질됐다. 토트넘 훗스퍼를 5위권 팀에서 리그 2~3위권팀으로 만들고 가장 위대한 시기를 함께한, 포체티노 감독이 떠나면서 토트넘은 분명 역사상 가장 대단했던 감독과 결별하게 된 셈이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각) 포체티노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2014년 5월 토트넘 감독 부임 이후 5년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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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부진이 컸다. 토트넘은 현재 승점 14점(3승5무4패)으로 프리미어리그 14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시즌 4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팀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어려운 결정이었다”면서도 프리미어리그(EPL) 등에서의 부진이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물론 토트넘이 올시즌 시작과 동시에 굉장히 부진했던 것은 맞다. 일명 DESK라인으로 불렸던 손흥민-해리 케인-델레 알리-크리스티안 에릭센 중에 알리와 에릭센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여기에 지난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까지 하며 탕귀 은돔벨레 등을 영입했지만 은돔벨레 영입 이후 주급체계에 대한 잡설이 나오면서 팀 케미스트리가 깨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확실한 것은 토트넘은 다시 이런 감독을 찾기 힘들 정도로 위대한 인물과 결별했다는 것이다. 포체티노 부임전에도 토트넘은 좋은 팀이었다. 부임 직전 시즌 리그 6위에 역순으로 5위-4위-5위-4위 등을 기록하며 꾸준히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 순위는 4위에 도전하고 성공하기도 한팀이었다.

하지만 포체티노 부임 후 첫시즌만 5위에 그쳤을뿐 이후 토트넘은 확실한 2~3위권팀으로 발돋움했다. 4~5위권 팀이 2~3위권팀으로 두 계단을 올린 것.

게다가 포체티노는 지난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이끄는 기적을 보였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토트넘처럼 선수층이 얇고, 영입 한명 하지 않는 팀의 결승행은 축구계 전체의 충격이었다.

물론 토트넘 역사 전체를 뒤져보면 영광의 시기가 있었다. 1970년대 초반, 1980년 중반 UEFA컵(지금의 유로파리그)을 우승한적이 있었고 50년대 초반과 60년대 초반에는 1부리그 우승도 차지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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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 축구에서, 특히 전세계 부가 모인 EPL에서 열악한 지원의 팀을 이끌고 꾸준히 2~3위권의 성적을 내는 것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이끈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포체티노의 전술적 역량 속에 오프더볼과 수비력에서 약점을 보이던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에 가까운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올시즌 부진한 것은 맞고 한번쯤 변화의 시기가 필요하기도 했던 토트넘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어쩌면 토트넘은 구단 역사상 한번 밖에 가지지 못할 위대한 감독을 스스로 내친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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