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태국 라이벌 관계, 박 감독도 동참
태국전 종료 직후 태국 GK 코치와 '신경전'
9월 태국 원정서도 거센 항의로 옐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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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또 다시 뿔이 났다. 이번에도 베트남의 최대 라이벌인 태국전에서 ‘장외 신경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은 19일(이하 한국시각) 베트남 하노이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 G조 5차전 직후 사샤 토디치(세르비아) 태국 골키퍼 코치와 신경전을 벌였다.

중계화면엔 박 감독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토디치 GK 코치를 찾아가 크게 화를 내는 모습이 고스란히 잡혔다. 토디치 코치는 옅은 미소를 띤 채 박 감독과 얼굴을 마주했다. 험악했던 분위기는 대기심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박 감독을 말린 뒤에야 일단락됐다.

박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설명했다. 커우투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박항서 감독은 “그 코치가 경기 중 나를 보며 자주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토디치 코치가 먼저 박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고, 이에 대응한 것이라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박항서 감독은 “나는 언제든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덧붙였다. 커우투 등 현지 언론들은 박 감독의 이 멘트를 두고 “재치 있는 표현이었다”고 전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박항서 감독은 지난 9월 태국 원정에서 열린 경기 당시에도 태국 벤치를 향해 크게 항의한 바 있다.

당시 현지 언론들조차 “태국이 거친 플레이로 베트남을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할 만큼 거친 플레이가 이어지자, 박 감독이 대기심과 니시노 아키라 감독 등 태국 벤치를 향해 거센 항의에 나섰던 것이다.

이후에도 거친 플레이가 이어지고 급기야 선수들 간 충돌로 번지자, 박 감독 역시 불같이 화를 내며 또 한 번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박 감독은 주심으로부터 옐로카드를 받았다. 코칭스태프를 향한 경고는 새로 도입된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이처럼 박항서 감독이 유독 태국전에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데에는, 베트남과 태국의 ‘라이벌 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두 팀은 한일전처럼 동남아의 최대 라이벌로 손꼽히는데, 이러한 관계를 잘 알고 있는 박항서 감독 역시도 베트남의 사령탑으로써 장외 신경전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번 태국전을 앞두고도 박 감독은 “최대 라이벌전이다. 나도, 선수들도 태국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베트남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남다른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처럼 외국인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장외 신경전을 마다하지 않는 등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베트남 선수들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이날 베트남은 태국과 득점 없이 비겼다. 월드컵 예선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승점11)를 달린 베트남은 2위 말레이시아에 승점 2점 앞선 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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