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축구협회(VFF)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라이벌 태국을 상대로 억울하게 승리를 놓쳤다. 0의 균형을 먼저 깨트리고도 주심이 이를 취소시키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0-0 무승부에 그쳤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랬다. 무대는 19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각) 베트남 하노이 미딩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5차전이었다.

당시 베트남은 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응우옌 꽝하이(하노이)의 왼발 코너킥이 문전으로 향했고, 이를 부이 티엔중(비에텔)이 헤더로 연결했다. 슈팅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만원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티엔중 역시 팀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만 국적의 아흐메드 알 카프 주심이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라운드 위엔 태국 골키퍼 카윈 탐사트차난(OH루뱅)이 쓰러져 있었다. 주심은 티엔중의 헤더 직전 장면에서 공중볼 경합을 펼치던 도안 반하우(헤렌벤)가 골키퍼를 밀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수차례 반복된 느린 화면에선 주심의 잘못된 판단이었음이 확인됐다.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반하우와 골키퍼 간 충돌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충돌을 가한 쪽은 오히려 반하우가 아닌 탐사트차난 골키퍼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하우는 탐사트차난 골키퍼보다 먼저 자리를 잡은 뒤 제자리에서 점프를 시도하던 상황이었다. 반면 탐사트차난 골키퍼는 공의 궤적을 따라 움직이며 점프했다. 이미 자리를 잡고 뛰어 오른 상황이었던 반하우를 향해, 탐사트차난 골키퍼가 달려들다 충돌이 발생한 셈이었다.

그러나 주심은 충돌 직후 쓰러진 골키퍼만을 보고 휘슬을 불었다. 충돌이 있긴 했더라도, 먼저 자리를 잡고 점프를 시도했던 반하우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박항서 감독 역시 득점이 취소되자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다 결국 허탈한 웃음을 지어야 했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친 베트남은 이후에도 0의 균형을 깨트리지 못했고, 결국 안방에서 승점 1점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만약 이날 태국을 이겼을 경우 베트남은 2위와의 격차를 5점으로 벌릴 수도 있었던 상황. 명백한 오심 속에 잃어버린 한 골은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한편 베트남은 월드컵 예선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를 달리며 승점 11점을 기록, 2위 말레이시아에 2점 앞선 G조 선두를 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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