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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라이벌 태국과 득점 없이 비겼다. 당반람(무앙통 유나이티드)의 결정적인 페널티킥 선방부터 오심에 의한 골 취소, 그리고 도안 반하우(헤렌벤)의 육탄방어가 두 팀의 승부를 결정지었다.

베트남은 19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각) 베트남 하노이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5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무승부로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를 달린 태국은 2위 말레이시아에 승점 2점 앞선 선두 자리를 지켰다.

베트남 입장에선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경기였다. 잇따른 오심 탓에 실점 위기를 맞이하거나, 상대 골망을 흔들고도 골이 취소돼 아쉬움을 삼켜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은 전반 28분 석연찮은 판정 속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페널티킥이 선언될 정도의 파울이었는지에 대해선 고개를 갸웃할 만한 상황이었지만, 오만 국적의 주심은 단호하게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베트남 입장에선 자칫 일격을 맞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당반람 골키퍼의 페널티킥 선방 순간. VN익스프레스 캡처
그러나 골문을 지킨 당반람의 결정적인 선방이 나왔다. 당반람은 티라톤 분마탄(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킥을 발로 쳐내는 슈퍼세이브를 선보이며 0의 균형을 팽팽하게 유지시켰다. 이날 경기의 결정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3분 뒤 베트남은 직접 골망을 흔들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부이 티엔중(비에텔)의 헤더가 태국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홈에서 라이벌을 상대로 귀중한 선제골을 넣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티엔중의 헤더 직전 상황에서 반하우가 골키퍼 차징 파울을 범했다는 판정과 함께 티엔중의 골을 무효화했다. 그러나 오심이었다. 반하우가 먼저 자리를 잡은 상황에 카윈 탐삿차난(OH루뱅)이 달려들어 충돌했기 때문. 이날 경기를 관통한 결정적인 장면이기도 했다.

이후 팽팽하게 이어지던 0의 균형은 후반 36분 다시 한 번 깨질 뻔했다. 역습 상황에서 태국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든 태국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고, 당반람 골키퍼가 슈팅 각도를 좁히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나온 상황이었다.

태국의 슈팅은 당반람 골키퍼의 발에 맞고 굴절돼 반대편으로 흘렀다.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상황에서 나루보딘 위라와트노돔(부리람)이 슈팅 기회를 잡았다. 태국 입장에선 천금같은 기회, 베트남 입장에선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경기 막판 넘어진 상황에서도 머리를 들이밀며 상대 슈팅을 저지한 반하우. 베트남-태국 중계화면 캡처
그러나 반하우가 이를 저지하고 나섰다. 중심을 잃고 넘어진 상황에서도, 두 차례나 머리를 들이미는 육탄방어로 상대 슈팅을 끝내 저지해냈다. 그야말로 ‘투지’ 넘치는 장면이었다.

결국 두 팀의 경기는 90분 내내 팽팽했던 균형이 깨지지 않은 채 그대로 마무리됐다. 지난 9월 태국에서 열린 맞대결에 이어, 두 팀의 동남아 최대 라이벌전은 또 다시 승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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