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답답하니 자신이 뛰었다. 후반 32분 중앙에서 단숨에 수비 3명을 젖히는 압도적인 피지컬과 속도로 레바논 중원을 무력화한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였고 한국이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내보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레바논 베이루트의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 레바논 원정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레바논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안전상의 이유로 북한전에 이어 또 무관중 경기를 치렀다. 전반전은 슈팅 6개에 2번의 유효슈팅밖에 하지 못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황희찬이 투입되며 활력을 찾았다. 후반 21분에는 손흥민이 올린 프리킥을 황의조가 헤딩했지만 골대를 맞기도 했다.

결국 김신욱, 이강인 등이 투입된 후에도 점유는 하지만 결과는 만들지 못한채 레바논 원정에서 실망스러운 0-0 무승부에 그쳤다.

이날 가장 빛난 선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중앙 수비수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압도적인 피지컬로 혼혈이 많고 중동에서도 피지컬이 좋은 레바논 선수들을 더 깔아뭉갰다. 몸싸움으로 상대의 패스길목을 차단하고 빠른 스피드로 늦게 출발해도 위험한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수비에서 매우 안정적이었고 간혹 레바논의 위협적인 기회가 나올때 김민재가 있기에 든든했다. 괜히 EPL의 왓포드가 영입을 노리는데 '아시아의 판 다이크'라고 하는게 아니다 싶을 정도였다.

후반 32분에는 중앙에서 살짝 공간이 벌어지자 김민재는 압도적인 스피드로 단숨에 질주했다. 이 질주에 레바논 수비 두명이 벗겨졌고 세번째 수비수 앞에서도 김민재는 옆으로 쳐 젖힌 후 안정적으로 동료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압도적인 스피드와 몸싸움으로 단숨에 레바논 수비를 뚫어내는 장면은 비록 이날 경기가 고구마처럼 답답해도 청량감 넘치는 사이다같았다.

단순히 이 장면만이 아니라 경기내내 김민재는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좋은 빌드업까지 갖춰 독보적 존재감을 내보였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