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승우와 이강인은 유소년 시절 팀내 경쟁자를 불허할 정도로 압도적인 선수였다. 세계 최고의 재능이 모이는 스페인에서도 압도적인 실력을 뽐내다보니 자연스레 팀 공격은 이승우와 이강인에 집중됐다.

그러다보니 유소년 시절 응당 배웠어야할 수비에 대해 팀도, 자신도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공격만 해도 이미 한명 이상의 몫을 해내기에 굳이 수비까지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인 무대에서는 다르다.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타아누 호날두 급이 아닌 이상 모든 선수가 유기적이고 조직적으로 수비를 해야한다. 특히 현대축구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는 곧 최전방 수비수라는 개념이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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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문가는 “이승우와 이강인은 공격력은 매우 뛰어날지 모르지만 수비력은 또래 선수들을 봐도 평균 이하다. 결국 유소년 시절에 공격을 너무 잘하다보니 수비를 소홀히 했던 것이 아니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손흥민 역시 함부르크-레버쿠젠 시절 뛰어난 역습 능력과 골 결정력으로 토트넘을 갔다. 하지만 토트넘에 가보니 EPL은 빠른 공수전환은 물론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해야하는 곳이었다. 손흥민의 첫시즌이 힘겨웠고 실패였던 이유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고난의 첫시즌을 보내며 마우로시오 포체티노 감독 아래 전방 압박과 수비에 대해 굉장한 발전을 이뤄냈다. 독일시절과 잉글랜드에서의 손흥민의 가장 큰 차이는 ‘수비력’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 무대, 그것도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공격진영 선수의 수비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승우와 이강인은 피지컬 문제를 지적받기도 하지만 수비가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승우는 프로 데뷔시즌인 2017~2018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16경기에 나와 4개의 옐로카드나 받았다. 고작 1경기 선발로 나왔고 15경기 교체 출전으로 실제 출전시간은 많지 않았고, 공격수 포지션의 선수가 옐로카드를 4개를 받았다는 것은 굉장히 많은 수치다.

두 번째 시즌이던 세리에B에서 뛴 2018~2019시즌 역시 옐로카드를 6장이나 받았다. 국가대표로는 11경기에서 벌써 경고를 3장이나 받았다. 국가대표 출전 역시 대부분 교체여서 출전시간이 적었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이강인 역시 다르지 않다. 아직 국가대표로 2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U-20대표팀 시절 총 16경기에 뛰어 경고를 3장이나 받았다. 2018 툴룽컵에서는 3경기에서 경고 2장을 받기도 했었다.

그리고 지난 주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교체 투입 14분만에 퇴장을 받았고 지난시즌에도 옐로카드 1장, 올해도 경고 1장을 받았다. 이강인이 대부분 교체로 짧은 시간을 뛰고 있고 출전 기회도 매우 적었다는 점에서 출전 시간 대비 경고가 굉장히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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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기로 유명한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중앙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지난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28경기에 나와 5개의 경고를 받았다는 것으로 이승우와 이강인의 경고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손흥민이 국가대표로 85경기나 나왔지만 경고는 6장 받았다는 것으로 비교가 될까(지난 스리랑카전 경고 포함).

대부분 경고는 수비 도중 상대에게 뚫렸을 때 무리해서 잡거나 태클을 해 나온 상황들이었다. 즉 자신의 위치에서 수비를 함께 해야하는데 수비력 부족으로 뚫렸을 때 무리하다보니 이렇게 출전시간대비 많은 경고를 받은 이승우와 이강인이다.

이승우 역시 이를 인지하고 스스로 수비 연습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강인 역시 정정용 감독 등 많은 전문가들이 수비에 대해 지적했기에 스스로 노력하고 있을 터. 하지만 수비는 단숨에 늘지 않기에 이강인이 경기 중 퇴장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유소년 시절 말도 안될 정도로 공격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등한시할 수밖에 없었던 수비가 성인 무대에서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메시-호날두가 아닌 이상, 아니 호날두마저도 수비시에는 전방 압박과 수비가담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프로 무대란 그런 곳이며 수비력 향상 없이는 예전이라면 ‘반쪽짜리 선수’로 뛸수는 있었겠지만 이제는 아예 뛸수도 없는 곳이 현대축구다. 두 선수가 어떻게 수비력 향상을 이뤄내느냐가 꾸준한 출전과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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