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처음부터 끝까지,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29년 만에 성사된 한국과 북한전 축구가 진한 답답함 속에 막을 내렸다. 무산된 중계 탓에 팬들이나 취재진은 경기 양상조차 확인할 수 없었고, 평양에서 들려온 소식마저 무득점 무승부였다.

지난 7월 조 추첨 당시부터 많은 이목이 집중됐던 경기였다. 평양 원정에서 남북축구가 열린 것은 지난 1990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기 때문. 지난 2008년에도 두 차례 월드컵 예선을 무대로 평양에서 맞대결을 펼칠 기회가 있었으나, 당시 북한은 홈 개최를 포기하고 중국 베이징에서 경기가 열린 바 있다.

그리고 북한이 AFC(아시아축구연맹)를 통해 한국전을 평양에서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29년 만에 평양 원정이 성사됐다. 다만 온갖 제한이 붙었다. 선수단은 베이징을 경유해 1박2일에 걸쳐 평양에 들어가야 했고, 취재진이나 응원단의 방북은 거절했다.

국내 중계마저도 무산됐다. 지상파 3사가 경기 전날까지 북한과 중계권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북한이 높은 중계권료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2차예선은 마케팅에 대한 권리가 홈 개최팀에게만 있어 AFC조차도 이를 강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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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국과 북한전은 북한 현지에서 AFC 경기감독관이 말레이시아 AFC 본부에 경기 주요 내용을 전달하고, AFC 본부에서 상황을 취합해 대한축구협회에 다시 알리는 과정을 거친 뒤 국내 언론들을 통해 전달됐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현지에 파견된 직원이 경기 주요 상황들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려 했지만, 현지 인터넷 상황마저 열악해 애를 먹었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 전해진 소식은 치열한 양상 속에 경기 초반 신경전이 펼쳐졌고, 김영권(감바 오사카)과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경고를 받았다는 것 정도였다. 누가, 언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었는지조차 확인은 ‘불가’했다. 취재진은 물론 축구팬들도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결과마저 답답한 무승부에 그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경기장은 무관중 속에 진행됐지만,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등을 앞세우고도 북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지난 스리랑카전에서 4골을 터뜨렸던 김신욱(상하이 선화)은 교체로 나섰고, 이강인(발렌시아)는 벤치만을 지켰다.

한편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점을 더한 한국은 북한과 승점 동률(7점·2승1무)을 이뤘지만, 득실차에서 앞서 조 선두를 유지했다. 대표팀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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