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10분여였다. 후반 36분 들어간 김신욱은 10분여밖에 출전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음에도 선수 인생 최고 절정기를 맞았음을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가뜩이나 좋은 피지컬이 선수인생 절정기를 맞아 ‘압도적인’ 수준으로 변모했고 김신욱은 투르크메니스탄 수비들에게 10분간 공포를 안겼다.

선수 인생 다시 오기 힘든 절정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2경기 동안 고작 10분을 쓴 파울부 벤투에게 제대로 무력시위를 한 김신욱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의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원정경기에서 전반전 나상호, 후반전 정우영의 골로 2-0 신승했다.

전반 13분만에 오른쪽에서 이용의 낮은 크로스를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것은 나상호가 문전에서 밀어 넣으며 1-0으로 앞서간 한국은 후반전 동점을 노리는 투르크메니스탄의 공격에 행여 동점이 되는건 아닌가 하는 불안 속에 보냈다. 그나마 후반 37분 정우영의 프리킥 추가골이 터지며 승리를 확신하며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피파랭킹 95계단이 차이나는 상대(한국 37위, 투르크메니스탄 132위)로 2-0의 스코어와 경기력은 아쉬웠다.

기대를 모았던 김신욱은 후반 36분에야 황의조와 교체되며 경기장을 밟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만 해도 대표팀 주전급 선수였던 김신욱은 신태용 감독이 물러난 이후 벤투 감독이 부임하자 대표팀 유니폼을 한번도 입지 못했다.

패스와 연계, 많이 뛰어주는 공격수를 요구하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에 맞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 하지만 1년 3개월만에 김신욱을 처음으로 발탁했고 그 이유는 리그에서의 압도적 활약 때문이었다.

김신욱은 2019시즌 K리그에서 17경기 9골 3도움으로 득점 1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에서도 7경기 8골 4도움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거두며 다시금 선수생활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런 김신욱을 뽑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뽑고 벤투 감독은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는 김신욱에게 1초의 기회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투르크메니스탄전도 그렇게 공격이 답답한데도 김신욱에게 종료 10분을 남기고서야 투입을 명했다.

딱 10분이 주어졌음에도 김신욱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의 피지컬은 아시아 무대에서만큼은 확실히 통한다는 것이 10분만에 드러났다. 수비사이에서 헤딩슈팅을 해 수비가 골대안에서 걷어내고, 골키퍼와 경합해 골키퍼가 나가 떨어질 정도였다. 가뜩이나 장신에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는 그가 선수 인생 절정기의 폼이니 당연했다.

딱 10분이지만 그 어떤 선수들의 90분보다 강렬했다. 어느덧 대표팀 베테랑이 된 자신을 처음으로 부르고도 2경기 10분밖에 기회를 주지 않은 벤투 감독에게 10분간 제대로 무력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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