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강인에게) 조지아전 출전 시간을 어느 정도 부여할 수 있을 것.”

파울루 벤투 감독이 조지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조지아전이 이강인의 A매치 데뷔전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백승호도 그랬듯 지켜보다 쓸때는 선발로 내보내는 벤투 감독이라면 이미 투톱을 쓰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쓸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30분 이스탄불의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인 조지아와 A매치 평가전을 가진다.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가는 첫 경기인 투르크메니스탄전(10일)을 앞두고 열리는 평가전에는 기용가능한 축구대표팀 최고의 멤버가 모두 뽑혔다. 중국리그를 정복 중인 김신욱이 벤투호에 처음 발탁됐고 주장 손흥민 등 유럽파는 같은 유럽인 터키로 왔기에 이동거리도 오히려 동아시아파보다 짧았다.

벤투 감독은 전날인 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인 기용 계획에 대해 밝혔다. 3월과 6월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아직 데뷔는 하지 못한 이강인은 그 사이 피파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MVP)을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유망주로 인정받았고 최근 발렌시아의 리그 경기에 교체출전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지난 3월 처음 대표팀에 발탁해서 훈련하는 것을 지켜봤고, 긍정적인 모습을 확인했다”는 벤투 감독은 “이강인이 U-20 월드컵에서도 좋은 활약을 했다. 조지아전에 출전 시간을 어느 정도 부여받을 기회는 있을 것 같다. A매치 데뷔전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했다. 사실상 조지아전에 큰 문제가 없는 이상 이강인을 A매치 데뷔시키겠다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강인의 A매치 데뷔전은 어떻게 진행될까. 이미 터키 출국전 벤투 감독은 “최전방에 투톱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시안컵까지 4-2-3-1 혹은 4-3-3 포메이션을 고집하던 벤투 감독은 3월부터 황의조-손흥민 등의 조합을 한 투톱 시스템을 쓰기 시작했다.

중앙 미드필더를 4명으로 다이아몬드 형태로 두는 4-4-2 포메이션(4-1-3-2)을 주로 쓴 벤투호는 이를 통해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명 줄이고 그 선수를 공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활용했다. 월드컵 예선에서는 한국보다 전력이 낮은 팀을 상대하기에 자연스레 상대 밀집수비를 계속 마주칠 예정이다. 이를 뚫기 위해서는 수적으로도 공격수가 많은 것이 수비할 일이 적어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강인은 선발로 나올 경우 자연스레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의 투톱 공격수 밑에 서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그곳이 원래 자신의 포메이션으로 가장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

연합뉴스 제공
이재성, 권창훈, 황희찬, 김보경, 나상호 등이 2선에서 이강인과 경쟁한다. 이강인은 중앙 위치 말고도 오른쪽과 왼쪽을 오가며 권창훈, 이재성 등과 스위치 플레이도 할 수 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니라면 한칸 밑에서 플레이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 위치는 소속팀에서도 수비부담이 있어 이강인에게 맡기지 않았었다. U-20월드컵에서 그랬듯 최전방에 뛸 가능성도 있지만 이미 손흥민, 김신욱, 황의조 등 쟁쟁한 자원이 버티고 있다.

한국 축구 최고의 재능으로 평가받는 이강인이 드디어 A매치에 등장한다. ‘역사적인 순간’에서 이강인은 과연 어떤 역할로 어떤 모습을 보일까. 고작 만 18세 선수의 데뷔전이 이토록 기대될 수 없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