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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올 시즌 첫 출전에 대한 기대감은, 사실상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의 팀내 4번째 옵션이라는 ‘충격’으로 돌아왔다. 이강인(18·발렌시아CF)이 마주하고 있는 씁쓸한 현실이다.

이강인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비고 아방카-발라이도스에서 열린 셀타 비고와의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벤치만을 지켰다. 앞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홈 개막전 부상 결장에 이어 올 시즌 2경기 연속 결장이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교체로라도 출전 기회를 받지 않겠냐는 전망이 적지 않았던 터라, 셀타 비고전 ‘결장’의 충격은 더욱 컸다.

출전에 대한 기대감의 배경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의 주전인 카를로스 솔레르의 부상 이탈이 자리 잡고 있었다. 팀에서 4-4-2 전형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분류되고 있는 이강인 입장에선 경쟁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셈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물론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도 솔레르의 대체자로 이강인을 거론했다. 이강인에 한 발 앞서 있는 페란 토레스, 그리고 다니엘 바스가 대체자로 꼽혔다.

다만 바스는 지난 개막전에서도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했던 터라 페란 토레스의 선발 출전, 그리고 이강인의 교체 출전 가능성에 무게가 더욱 실렸다. 솔레르가 적어도 9경기는 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만큼 이강인을 시험대에 올려야 할 시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마르셀리노 감독의 선택은 이강인도, 페란 토레스도 아닌 바스였다. 그는 바스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내세우고, 페란 토레스와 이강인을 동시에 벤치에 앉혔다. 그리고 후반 22분, 마지막 교체카드로 바스 대신 페란 토레스를 투입시켰다.

이강인 입장에선 솔레르와 바스, 페란 토레스에 이어 오른쪽 측면에 설 수 있는 네 번째 옵션으로 밀려버린 셈이 됐다.

스페인 언론 데포르테 발렌시아노는 마르셀리노 감독의 이같은 선택을 두고 “이강인과 페란 토레스에게 팀에 자리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마르셀리노 감독은 솔레르의 백업 역할을 바스에게 맡겼다”고 전했다.

해외축구 이적시장이 내달 2일 막을 내리는 가운데, 이강인의 이적은 피터 림 발렌시아 구단주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황. 만약 이강인이 발렌시아에 잔류한다면, 마르셀리노 감독의 이번 외면과 맞물려, 새 시즌 그의 전망은 더욱 어두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강인은 내달 1일 자정 마요르카와의 홈경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새 시즌 첫 출전에 도전한다. 마요르카는 이강인과 동갑내기인 일본의 쿠보 다케후사가 뛰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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