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첼시에 몸담았던 현역 시절, 팀의 골잡이는 니콜라 아넬카와 디디에 드록바였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는 마이클 오언, 웨인 루니처럼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함께 했다. 믿음직한 스트라이커가 없는 이번 시즌이 더 힘겹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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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는 24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노리치 캐로우 로드에서 열리는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에서 노리치 시티와 맞붙는다. 2014년 이후로 노리치에 패한 적이 없는 첼시는 최근 6경기에서 3승 3무를 거뒀다.

많은 전문가와 축구팬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이변이 없는 한 첼시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그러나 마땅한 스트라이커가 없는 첼시가 단조로운 경기를 할 경우, 노리치에게 철퇴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첼시의 평균 볼 점유율(52%)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그 중 공격 지역에서의 볼 점유율이 10%에 달한다. 즉 얼마 되지 않는 기회에서도 공격 작업을 성실히 수행했다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팀의 골 결정력 부족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반면 노리치는 첼시와 비슷한 점유율(약 53%)을 기록하는 동안, 전체 유효슈팅은 13개로 경기당 6.5개였다. ‘에이스’ 테무 푸키는 꾸준히 라인 뚫고 침투하는데, 슈팅을 지체하는 법이 없다. 순도도 높아 7개의 유효 슈팅 중 4개를 골로 연결했고, 23일 현재 라힘 스털링과 더불어 리그 득점 선두다.

여기에 확실한 도우미도 있다. 토드 캔트웰은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잉글랜드 태생의 이 젊은 미드필더는 기회 창출과 볼 키핑에 능숙하다. 캔트웰이 중원을 통과하는 순간은 첼시의 위기가 될 것이다.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드리블과 패스는 그가 노리치 숨겨진 보물임을 알게 했다.

노리치 포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히트맵. 중앙에 두꺼운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후스코어드닷컴 캡처
첼시는 노리치의 포메이션 공략에 나설 필요가 있다. 노리치의 다니엘 파크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구사한다. 역습 상황에서 공격 숫자를 최대한 늘리려고 하지만, 수비 상황에서는 중앙 위주의 두 줄 수비를 갖춘다.

전형적인 약팀의 수비 전술로, 박스 안으로 크로스나 패스가 투입되면 즉시 차단한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걷어내기(29개) 기록이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얼리 크로스나 중거리 슈팅에 대한 압박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사람에 대한 견제가 부족하다.

4-2-3-1 포메이션을 통해 강한 압박과 역습을 추구하는 램파드의 전술과는 상성이 좋지 않다. 효과적인 공략을 위해서 4-4-2 포메이션으로 전방 투톱을 빠르고 침투가 좋은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 윌리안과 페드로가 그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미드필더들은 간헐적인 침투로 투톱이 만든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좌우 풀백의 얼리 크로스다.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의 공격적인 전진이 필요한데 에메르송과 달리 수비 복귀가 늦다. 그 위치에서 캔트웰의 플레이가 시작되므로, 수비 전환 시 캉테와 측면 미드필더의 커버 플레이가 관건이다.

스포츠한국 이상문 객원기자 sangmoonjj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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