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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부조작 정황이 의심되는 경기 중 네 번째 역전골 실점 장면. B고 골키퍼(①)의 골킥은 비정상적인 궤도로 상대팀 선수(②)에게 향했고, 결국 곧바로 역습과 실점으로 이어졌다. ⓒ고등축구연맹생중계 생중계 채널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한국축구의 미래인 고교축구에서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경기가 나와 축구계를 충격에 빠트리고 있다.

문제의 경기는 지난 15일 경남 합천에서 열린 제55회 추계 한국고등학교 축구연맹전 서울A고와 충남B고의 경기.

결과적으로 경기는 A고의 4-3 승리로 막을 내렸다. 0-3으로 뒤지던 경기를 후반에 내리 4골을 넣는 ‘대역전승’이었다.

다만 이 경기는 3골 차 열세를 뒤집은 ‘대역전극’이 아니라, 승부조작 의심 경기로 비춰지고 있다.

역전승을 거둔 A고, 역전패를 당한 B고 모두 대회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데다가, 경기 영상을 통해 승부조작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실제 두 팀의 경기는 고등축구연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고, 16일 오후 6시 현재도 경기 전체 영상이 올라와있다.

영상을 보면 전반에만 3-0으로 앞선 팀이 맞는지 의아할 정도로 후반전 B고의 집중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모습을 눈에 띄게 확인할 수 있다. '의도성'을 의심할 만한 플레이 역시 적지 않을 정도다.

예컨대 수비수들의 경우 상대의 전방 압박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드리블 돌파를 반복하다 공을 빼앗기기 일쑤였고, 심지어 이 과정에서 공을 밟고 넘어져 위기를 자초하는 장면도 나왔다.

상대팀을 향한 허무한 패스미스가 반복되거나, 상대의 측면 크로스를 수비수가 사실상 일부러 흘리는 모습으로 위기를 내주는 듯한 장면도 확인이 가능했다.

공격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격을 잘 전개하다가도, '돌연' 자신의 수비지역으로 백패스를 건넸다. 팀 동료가 드리블 돌파를 하는데도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것이 아닌, 그저 멍하니 지켜보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실점 장면들에선 고개를 갸웃할 만한 장면들이 더욱 두드러졌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눈에 띄게 다리를 걸어 페널티킥을 내주거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의 공격이 거듭 이어지는데도 느슨한 압박강도를 유지하다 끝내 실점을 허용했다.

심지어 네 번째 역전골의 경우 B고 골키퍼의 골킥이 다분히 비정상적인 궤도로 상대팀 선수에게 향했고, 결국 이 패스미스는 실점의 빌미가 됐다.

그런데 0-3이 4-3으로 뒤집하는 순간, 대역전에 성공한 A고 선수들은 물론 내리 뼈아픈 실점을 내준 B고 선수들의 반응은 비상식적으로 담담하기만 했다.

애초에 그라운드 안에 승부조작 기류가 깔려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만한 대목이다.

더구나 두 팀을 이끄는 사령탑이 대학 선후배라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함께 32강에 진출하기 위해 승부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더욱 증폭되는 상황.

이에 고등축구연맹은 경기 감독관 보고서를 토대로 경기 몰수패 및 해당 학교의 3년간 연맹 주최 대회 출전 금지, 지도자 영구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경기가 열린지 하루 만에 내린 최고 수준의 징계인데, 고등축구연맹 역시 이 경기를 승부조작된 경기로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징계를 받은 학교는 우선 징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급기관인 대한축구협회는 다시 한 번 해당 경기를 자체적으로 조사한 뒤, 스포츠공정위원회에 넘겨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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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8/16 1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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