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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팬들을 붙잡고 싶은 게 우리 욕심입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웃으며 말했다.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 2019 경기 직후 기자회견장에서다. 이날 서울은 전북에 2-4로 완패했다.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을 상대로 안방에서 당한 뼈아픈 패배였다.

그러나 최 감독은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에 대해선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결과는 전북이 가져갔다. 그러나 우리도 우리다운 경기를 홈에서 치렀다”며 “홈에서 물러서지 않고,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은 전북과 대등하게 맞섰다. 최용수 감독의 표현대로 전북은 ‘국대급’ 전력을 갖춘 팀이지만, 그런 팀을 상대로 서울은 시종일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수비에만 무게를 두다 역습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었는데, 서울은 그 전략을 택하지 않았다. 모라이스 전북 감독이 “양 팀 다 적극적으로 경기를 치렀다”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최전방에선 박동진과 박주영이 힘을 냈고, 알리바예프와 고요한이 이들을 지원했다. 특히 박동진은 전반 43분과 후반 15분 잇따라 전북 골망을 흔드는 맹활약을 펼쳤다. 후반 13분 홍정호에게 두 번째 실점을 허용한 직후 상대 서포터스를 침묵으로 빠트린 한 방은 이날 활약상의 백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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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로 팽팽히 맞서던 상황에서도 서울은 지키기보다 공격에 무게를 뒀다. 강력한 압박과 빠른 공격으로 전북의 빈틈을 찾으려 애썼다. 물론 이 과정에서 상대 역습에 두 차례나 실점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지만, 최 감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최 감독은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다운 전북을 맞아서 상당히 잘 싸웠다”며 “양 팀 모두 팬들을 위한 박진감 넘치는 축구를 했다고 본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K리그가 상당히 좋은 흐름을 타고 있고, 오늘도 많은 팬들이 찾아와주셨다(2만8518명). 팬들을 붙잡고 싶은 것이 우리 욕심이었다”며 “예전처럼 결과를 내는 데만 집중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최 감독의 의지는 아직까진 팬들을 잘 붙잡고 있는 모양새다.

올 시즌 서울은 2만 관중을 넘긴 경기가 3경기나 되고, 1만1000명대 관중수가 무너진 적 역시 없다. 평균 관중수는 1만8223명이나 된다. 7000명도 채 안 되던 관중수와 마주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인상적인 수치. 최용수 감독과 서울이 직접 만든 효과에, 팬들이 답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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