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서귀포=이재호 기자] 남준재가 트레이드 파동 이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다. 남준재는 “날 아는 사람은 더 말하지 않아도 이 일의 진실에 대해 알 것”이라며 “진짜 본질은 프로축구연맹의 규정 개정”이라고 주장했다.

남준재는 10일 제주도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리그 1 20라운드 FC서울과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36분 팀의 세 번째 골이자 이날 경기 결승골을 넣으며 데뷔전 데뷔골을 신고했다.

전반 36분 서진수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이적생 남준재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라인을 허문 후 넘어지며 오른발 슈팅으로 제주로 이적한 후 데뷔전 데뷔골을 넣으며 특유의 활을 쏘는 세리머니를 제주팬들 앞에 보였다.

남준재는 부상으로 전반전 밖에 뛰지 못했지만 다행히 단순 타박으로 드러나 주말 경기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11일 오전 제주 클럽하우스에서 남준재는 인터뷰를 통해 트레이드 파동 이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다. 지난 4일 제주와 인천은 김호남과 남준재의 1: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인천의 주장이었던 남준재가 떠났다는 사실에 큰 반응이 일었고 인천으로 간 김호남이 인터뷰를 통해 “직전까지 전혀 모르던 이적”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인천 측은 “남준재가 먼저 이적 요청을 했다”는 요지의 주장을 했다. 남준재는 이후 침묵을 지켜 인천 측의 주장이 사실로 굳어지는가 했다.하지만 남준재는 9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를 통해 자신의 이적을 둘러 싼 각종 논란들에 대해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요지는 남준재조차 트레이드 소식을 몰랐다는 것. 인천 구단과 상반되는 의견이기에 진실공방으로 불거지는 듯 했다.

남준재는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진실공방에 대해 “선수협을 통해 밝힌 그대로다. 더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저를 아시고 평소에 교류가 있는 분이라면 제가 더 말하지 않아도, 그리고 입장문만 봐도 진실을 아실 것”이라고 했다.

“유상철 감독님과 불화도 없었다. 저는 경기장과 밖에서 많은 경험을 했기에 제가 사랑하는 축구를 하는 이 직업에서 하루하루의 시간이 얼마나 간절한지 안다. 항상 전 축구만 생각한다”고 말한 남준재는 “입장문 발표전까지 마치 1년은 된 것 같았다. 고작 4~5일밖에 되지 않은 것이 놀라울 정도다. 가족들도 아직 인천에 있다. 한라산이 바라보이는 창가에서 입장문 발표전까지 ‘이 일의 본질은 무엇인가’만 생각했다”고 말한 남준재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내가 할수있는게 무엇일까. 제가 트레이드만 세 번째고 매번 불합리한 규정으로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 조금 더 성숙한 생각을 할 시기라고 봤다. 하루에 수십번도 생각하고 잠도 못자며 생각했다. 결국 본질은 말도 안되는 규정 개선이라고 결론내렸다.”

프로축구연맹의 ‘구단 합의 이후 선수에게 1원이라도 나은 계약 조건이 주어진다면 선수가 거부할 수 없다’는 규정은 그동안 원치않는 이적을 하는 선수의 손발을 묶어왔다. 남준재는 “이 규정이 개선된다면 분명히 한국축구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보상금 문제, 이면계약, 다년계약 문제 등 수많은 문제가 있다. 타 아시아리그보다 한국이 실력적으로는 우위라도 내부적으로는 머물러 있었다고 본다. 결국은 선수가 하는 축구인데 선수들의 인권이 개선되지 않고 매번 이런 처우를 받는다면 좋은 선수는 계속 해외로 갈 수밖에 없다. 이 K리그에 좋은 선수가 남을까 싶다”고 목소리를 높인 남준재는 “축구실력을 떠나 저도 프로생활 10년차에 K리그 200경기를 뛴 선수다. 이런 이적 파동등의 경험은 저만큼 K리그에 많이 겪은 선수는 없다고 본다. 제가 생각을 바꾸고, 선수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봤다. 후배들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축구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선수협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남준재는 “제가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계속 잡음이 나오는 것에 ‘트러블 메이커’라고도 하신다. 저는 이런 일이 있을 때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생각해왔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선수가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하고 어렵겠지만 주위 동료, 그리고 선수협을 통해 발전을 꾀해야한다. 팬들도 이슈에만 관심을 가지지 말고 규정 개정 등의 본질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남준재 인터뷰 下]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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