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의 황금기를 이끈 골잡이 페르난도 토레스(35·사간 도스)가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토레스는 23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로서 최고 컨디션에 이르지 못했다"라며 "은퇴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8월 23일 빗셀 고베와 경기를 고별무대로 삼을 예정이다. 고베에는 토레스가 스페인 국가대표 시절 동료인 안드레 이니에스타와 다비드 비야가 뛰고 있다. 토레스는 이후 사간 도스 어드바이저를 맡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마드리드·스페인), 리버풀, 첼시(이상 잉글랜드), AC밀란(이탈리아) 등 빅리그 명문팀을 거친 토레스는 스페인 대표팀의 공격수로 활약하며 한 차례의 월드컵 우승(2010년)과 두 차례의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 우승(2008·2012년)을 차지했다. 세계 축구팬들은 울고 웃게 했던 그를 떠나보내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성장 과정과 활약상을 되짚어본다.

2003년 어린 토레스의 모습. ⓒAFPBBNews = News1
토레스는 1984년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 인구 20만 명의 소도시 푸엔라브라다에서 태어났다. 스페인의 여느 아이들처럼 7세 때 처음 축구화를 신은 그는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토레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스카우트에 눈에 들어 10세 때 테스트를 거쳐 AT마드리드 유스팀에 입단했다.

AT마드리드에서도 토레스를 막을 자는 없었다. 연령별 유스팀을 겨치며 전국적으로 더욱 유명세를 떨친 그는 15세 때 AT마드리드와 정식으로 계약했고, 2년 뒤엔 AT마드리드 1군으로 승격해 감격의 프로 데뷔전(2000-2001시즌)까지 치렀다. 당시 AT마드리드는 세군다리가(2부리그) 소속이었다.

토레스는 10대였지만, 20~30대 성인 선수들 사이에서 펄펄 날았다. 그는 풀타임 1군 선수로 나선 2001-2002시즌 6골(36경기)을 넣어 팀의 2부리그 우승과 프리메라리가(1부리그) 승격에 기여했다. 적응기를 마친 토레스는 2002-2003시즌에는 13골(29경기)을 터뜨리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터뜨렸다. 한 번 불이 붙은 오른발은 멈출 줄 몰랐다.

2002년 스페인 청소년 대표팀 시절의 토레스. ⓒAFPBBNews = News1
토레스는 2003-2004시즌 무려 19골(35경기)을 몰아치며 당당히 리그 공동 득점 3위에 올랐다. 당시 득점왕은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24골을 넣은 '축구 황제' 호나우두가 차지했고, 2위는 세비야 공격수 훌라오 밥티스타(20골)였다. 토레스의 골 결정력이 어느 정도였는 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은 또 있다. 지금은 레전드가 된 공격수 다비드 비야(당시 사라고사)와 사무엘 에투(마요르카)는 해당 시즌 토레스보다 2골 적은 17골에 그쳤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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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송대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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