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대회 후에 더 바쁘네요.”

U20 대표팀 선수를 관리하는 에이전트의 말이다. 한국 축구사 최초의 일을 쓴 ‘기적의 사나이들’ U-20대표팀은 대회를 마치고 마자 많은 곳에서 부름을 받고 쉴틈없는 일정을 소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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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폴란드에서 귀국했다. 16일(한국시각)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아쉽게 1-3으로 패했지만 남자 축구 사상 첫 피파 주관대회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기에 전국민적 관심이 대단했다.

17일 오전 7시라는 이른 시간에 귀국했지만 수많은 인파가 몰려 역사를 만든 어린 대표팀 선수들에 박수를 보냈고 귀국장면은 생중계되기도 했다. 성인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있는 일로 흔치 않았다.

대표팀 선수단은 17일 귀국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정오 서울광장에서 열린 귀국행사에 참여했다. 이 귀국행사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전원이 참석해 공중파 3사 생중계로 대회 소감을 밝혔다.

원래 이 행사 이후 서울 시내를 도는 카퍼레이드가 예정됐지만 안전 등의 문제로 취소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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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후, 저녁에도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는 미리 예정된 개인 스케줄을 소화했다. 몇몇 선수들은 함께 TV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고 라디오 인터뷰에 임하기도 했다.

18일, 19일도 마찬가지였다. 각 방송사 뉴스, 프로그램 등을 돌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언론사, 방송사 등도 섭외 1순위로 U-20 대표팀 선수, 코칭스태프, 관련 인물로 섭외전쟁을 펼치고 있다. 19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 만찬까지 참석했다.

한 에이전트는 “방송국이 많은 상암동에 호텔을 잡아야 할정도”라며 혀를 내두르며 “정말 바쁘다. 워낙 많은 인터뷰 요청과 섭외 요청이 있어서 거절을 꽤 했는데도 하루 스케줄이 꽉찬다”고 할 정도였다.

또 다른 에이전트는 “미리 소속구단에서 너무 많은 일정을 잡아놨더라. 어린 선수들이다보니 거절하지도 못해 하루에 지나치게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했다.

20일에는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정정용 감독 휘화 코칭스태프의 기자회견이 오전에 열린다. 오후에는 K리그 구단에 소속된 선수들 위주로 프로축구연맹 차원에서 선수들 기자회견이 열린다.

몇몇 선수들은 소속팀에서도 이미 주전이지만 주말 경기에 대비한 훈련보다 일단 적응과 밀려오는 섭외를 소화하기도 바쁘다. 바쁘지만 행복한 비명인 셈.

도리어 이강인 휘하 외국 구단에 소속된 선수들이 더 한가하다. 이강인의 경우 발렌시아 구단 차원에서 아예 개인 인터뷰나 방송 출연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이강인이 유소년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협회 차원의 공식적인 소집, 경기전 기자회견이 아닌 경우 이강인은 어떤 언론과도 접촉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도리어 골든볼을 수상하고 대표팀 핵심으로 가장 관심이 많은 이강인이 17일 공식 행사와 19일 청와대 만찬 이후 가장 휴식을 잘 즐기고 있다.

역사를 만들고 돌아와 출국전에는 이름도 모르고 언론 앞에서 서보지도 않았던 어린 선수들이 너무 바쁜 스케줄에 고단하지만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을 통해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 새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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