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프라이부르크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정우영(20)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SC프라이부르크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1월 독일 진출 이후 1년 반 만에 찾아온 첫 번째 이적이다.

프라이부르크 이적은 19일(이하 한국시각) 늦은 밤 공식화됐다. 앞서 정우영의 프라이부르크 이적설이 돌기 시작했던 가운데, 프라이부르크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우영의 영입 소식을 공식발표했다.

정우영의 프라이부르크 이적 과정에서 눈에 띄는 세 가지 포인트가 있다. 1부리그 팀의 러브콜, 구단 최고 수준의 이적료, 그리고 바이백 조항이다. 정우영이 독일 현지에서 ‘매우 뛰어난 재능’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1부리그 팀의 러브콜 = 우선 정우영에게 러브콜을 보낸 프라이부르크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1부)에 속한 팀이다. 지난 시즌엔 18개 팀 중 13위로 1부리그에 잔류했다. 정우영도 2019~202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누빈다.

그런데 정우영은 지난 시즌 대부분을 4부리그에서 뛴 선수다. 1군 소속으로는 리그 1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경기에 각각 뛴 것이 전부다. 4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껑충’ 뛰어오르는 셈이다.

1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시즌 4부리그 29경기에서 13골 6도움을 기록한 기록뿐만 아니라 플레이 스타일 등에서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재능을 인정받은 셈이다.

요헨 사이어 스포츠 디렉터는 “정우영은 한국의 가장 훌륭한 재능 중 한 명”이라며 “공간이나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가 분데스리가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에른뮌헨
◆구단 최고 수준 이적료 =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적료는 그래서 더욱 눈에 띈다. 양 구단은 정확한 이적료를 공개하진 않았는데, 독일의 축구이적전문사이트인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정우영의 이적료가 450만 유로(약 59억원)라고 밝혔다. 빌트 등 현지 언론들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구단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으로 프라이부르크의 역대 최고 이적료 지출은 지난 2014~2015시즌 당시 아드미르 메흐메디 영입에 지출한 600만 유로(약 79억원)였다. 2위는 루카 발드슈미트 영입에 쓴 500만 유로(약 66억원)였고, 정우영 등 3명의 선수가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이적료가 200만 유로(약 26억원)라는 현지 보도들도 있는데, 이적료가 200만 유로라고 하더라도 이는 구단 역사상 10대 선수에게 지출한 최고 이적료여서 그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포함된 ‘바이백’ 조항 = 뿐만 아니다.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바이에른 뮌헨이 ‘바이백 조항’을 이번 이적 협상에 포함시켰다고 전하고 있다. 정우영의 이적설이 돌 당시부터 바이에른 뮌헨이 늘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되던 대목이기도 하다.

바이백 조항은 바이에른 뮌헨이 정우영을 향후 재영입할 수 있는 권리다. 바이에른 뮌헨이 구단 간 사전 합의된 기간 내에 합의된 이적료를 지불할 경우, 프라이부르크는 이를 거절할 수 없다. 기간과 재영입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만큼 바이에른 뮌헨도 정우영의 재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7연패를 달성한 최강팀이자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후보로 늘 거론되는 강팀이다. 그런 팀이 정우영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열어둔 셈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정우영의 프라이부르크 이적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발표하면서 “정우영의 발전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는 요헨 사우어 바이에른 캠퍼스 매니저의 말을 덧붙여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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