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정정용 감독 부름 받아 첫 태극마크
"우리나라 잘 이끌어가는 선수 되겠다" 다짐
U20 월드컵서 골든볼 등 한국축구 '새 역사'

2017년 5월 정정용 감독의 부름을 받고 U-18 축구대표팀 소집훈련에 참가했던 이강인. 사진=김명석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2년 전 5월이었다.

당시 16살이던 이강인은 태극마크, 그리고 정정용 감독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정 감독은 2019 U20 월드컵을 준비하던 18세 이하(U-18) 축구대표팀에 이강인을 처음 소집했다. 정 감독의 부름을 받은 이강인은 이날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U-18 축구대표팀의 2차 소집훈련이었다.

정정용 감독은 두 살이나 어린 이강인을 과감하게 발탁해 소집훈련의 기회를 줬다. 정 감독은 “좋은 선수임에는 틀림없다”며 “직접 이강인을 보면서 장점과 보완점을 찾아갈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주NFC 소집 첫 날 취재진과 만난 이강인의 표정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랜 스페인 생활 탓인지 한국말도 서투른 티가 났다. 낯선 분위기 속에서 이강인은 차근차근 소감과 출사표를 밝혔다. 이강인은 “한국에 와서 좋고, 축구를 하러 와서 더 좋다”면서 “그동안 잘 한다고 칭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나도 한국인”이라며 “열심히 배워서, 형들과 함께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가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일찌감치 한국축구의 미래로 첫 손에 꼽혔던 그가 한국축구와 관련해 던진 첫 출사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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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흐른 지금, 이강인의 그때 그 다짐이 문득 떠오른 이유. 한국축구를 잘 이끌어가겠다던 출사표처럼, 실제로 2019 U-20 월드컵에서 한국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거듭 써 내려간 까닭이다.

이강인이 중심이 된 한국은 U-20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 정정용호가 처음이다.

그 중심에는 단연 이강인이 있었다. 매 경기마다 번뜩이는 침투패스와 정확한 킥력, 볼 키핑력 등을 선보이며 그야말로 남다른 클래스를 선보였다. 7경기에서 2골4도움을 기록한 이강인의 왼발은 한국이 U-20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덕분에 이강인은 U-20 월드컵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18세 선수가 U-20 월드컵 골든볼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5년 리오넬 메시 이후 14년 만의 일이자, 한국 남자선수로는 사상 첫 영예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가겠다"는 다짐을 이뤄내기 위한 첫 걸음을, 한국축구 새 역사와 함께 내디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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