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효과…슈퍼매치에 '최다 관중'
서울-수원, 3년7개월 만에 6골 이상 난타전
"축구붐, K리그로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어린 태극전사들이 ‘축구 붐’을 일으켰죠.”

2019 U-20 월드컵 이야기가 나오자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최 감독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슈퍼매치’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이 새 역사를 쓴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앞서 정정용 감독이 이끈 U-20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결승에 올라 준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쓴 것에 답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선수들 체력이 방전됐더라. 그러나 그 이상 어떻게 더 잘 하겠는가. 준우승이 우승보다 더 값진 결과라고 본다”며 후배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붐업이 되는 분위기다. K리그가 이를 이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각지에서 거리응원이 펼쳐질 정도로 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K리그에서도 그러한 축구 열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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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수많은 축구팬들의 발길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이날 경기장엔 무려 3만2057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올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이었다. 어린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슈퍼매치와 비교해 8000명이 넘는 관중이 늘었다. 최 감독의 표현대로 U-20 월드컵 효과가 적지 않아 보였다.

중요한 것은 슈퍼매치였다. 한껏 오른 축구열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히는 두 팀의 맞대결이 중요했다. 양 팀 팬들 뿐만 아니라 U-20 월드컵을 통해 축구의 재미를 느끼고 현장을 찾은 팬들이 적지 않았을 터. 이들이 다시금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최용수 감독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 감동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 축제 분위기 속에 무기력한, 팬들을 기만하는 경기력을 선보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임생 감독도 “선수들에겐 모든 걸 쏟아 붓고 나오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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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경기는 두 사령탑의 의도대로 흥미진진한 흐름 속에 진행됐다. 전반 10분과 15분 각각 한 골씩 주고받으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강력한 압박과 빠른 템포로 공방전을 벌였다. 슈팅이 골대에 맞거나 옆그물에 맞는 등 아슬아슬한 장면들도 이어졌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도 더해졌다.

특히 서울이 점수 차를 벌리며 승기를 완전히 잡아간 이후부터 경기장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가 됐다. 패배를 직감한 수원 팬들이 일찌감치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사이, 홈팬들은 파도타기 응원과 뜨거운 함성으로 승리의 분위기를 즐겼다.

경기는 서울의 4-2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서울은 페시치와 오스마르가 2골씩을 넣었고, 패색이 짙던 수원도 추가시간 만회골을 터뜨리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슈퍼매치에서 6골 이상 나온 것은 지난 2015년 11월 7골(서울 4-3 승리) 3년 7개월 만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어린 태극전사들이 새로운 역사를 썼고, 많은 관중분들도 찾아주셨다. 연속성을 가지고 그 분위기를 K리그에 가져와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접근했다”며 “양 팀 다 빠른 템포로 경기를 치렀고, 좋은 상황들도 많이 나왔다고 본다. 팬들이 즐거움을 가지고 돌아가지 않으셨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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