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16일 FC서울 원정서 2-4 완패
K리그서 펼쳐진 슈퍼매치 15경기 째 무승
원정 응원나선 팬들도 줄줄이 '조기 퇴장'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슈퍼매치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경기 전부터 뜨거웠던 경기장 분위기, 결연했던 사령탑들의 출사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통산 88번째 슈퍼매치의 승자는 ‘이번에도’ FC서울이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후반 추가시간 실점 전까지 한때 3골 차로 점수차가 벌어질 만큼의 ‘완승’이었다.

후반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는 팽팽하게 흘렀다. 전반 10분 오스마르의 강력한 프리킥이 0의 균형을 깨트렸지만, 5분 만에 한의권의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초반엔 원정팀 수원이 더욱 공격에 무게를 뒀다. 데얀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했다.

그러나 후반 16분 페시치의 골이 터진 시점부터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균형을 맞추려는 수원의 공세가 번번이 무산되는 사이 서울이 빠른 역습으로 쐐기골을 노렸다. 이 과정에서 후반 34분과 36분, 오스마르와 페시치의 연속골이 수원의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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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확신한 서울 팬들은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며 자축했다. 수원으로 이적한 데얀의 이름을 활용한 ‘데체언제이길거얀’이라는 현수막이 펼쳐졌다.

원정 응원석을 가득 메웠던 수원 서포터스석에는 어느덧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였다. 아직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까지 10여 분이 남았는데도, 줄을 지어 조기에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팬들이 보였다. 의미가 적지 않은 장면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타가트의 만회골이 나왔지만, 승부는 이미 기운 뒤였다. 결국 3분의 추가시간마저 모두 흐른 뒤 경기는 그대로 막을 내렸다. 서울이 슈퍼매치 승리의 기쁨으로 젖어있는 동안, 수원은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날 패배로 수원의 K리그 슈퍼매치 연속경기 무승 기록은 15경기(7무8패)로 늘어났다. '라이벌'전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의 흐름이 이어졌다. 4년 2개월 전, 홈에서 거뒀던 5-1 승리가 수원이 K리그에서 펼쳐진 슈퍼매치에서 승전보를 울린 마지막 경기였다. 권창훈(디종FCO) 정대세(시미즈S펄스)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이 수원 소속, 차두리 몰리나 김진규(이상 은퇴)가 서울 소속이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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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 통산전적 역시도 32승23무33패로 서울에게 우위를 빼앗겼다. 한때 32승16무25패로 7승이나 앞서 있던 흐름을 기어코 역전당한 것이다. 슈퍼매치 역사상 상대전적에서 서울이 우위를 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후 이임생 감독은 “선수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너무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던 내 잘못이다. 내가 부족해서 큰 패배를 당한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팬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는 취재진의 말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이 감독은 “드릴 말씀은 패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승리를 기다리셨을 텐데 패배를 당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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