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 가서 최대한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

이강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대표팀은 이제 FIFA 주관 남자축구 대회 사상 첫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마지막 관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 돌풍을 일으킨 우크라이나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에서 우크라이나와 2019 FIFA U-20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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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조직력의 우크라이나

올렉산드르 페트라코프 감독은 세밀한 패스 플레이보다는 강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선 굵은 축구를 지향한다. 그는 2011년부터 줄곧 연령별 대표팀을 맡아온 베테랑 감독이며, 결승에 진출한 우크라이나 선수 대부분이 어린 시절부터 그의 지도를 받았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가 지금과 같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원인은 팀을 잘 파악하는 감독과 선수단의 조직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상대 맞춤 전술’이라기보다 자신들의 ‘플랜 A’를 사용한다. 그 결과 6경기 5승 1무(10득점, 3실점), 전 경기 선제골이라는 흥미로운 기록을 세웠다. 파나마전을 제외하면 승리한 경기는 모두 1점 차로 이겼다. 단단한 수비와 확실한 득점으로 이기는 축구를 하는 팀이기 때문에, 전통 강호가 아닌 한국을 상대로도 플랜 A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전술적 특징

우크라이나는 측면에서 시작하는 크로스 플레이가 주무기다. 유킴 코노플리아와 올렉시 카슈추크는 측면에서 편안하고 여유로운 플레이를 보여준다. 이들의 패스를 받으려 움직이는 다닐로 시칸과 불레차가 위협적이다. 이들은 각각 4골, 3골을 넣으며 완벽에 가까운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코노플리아는 파나마전(2도움)과 이탈리아전(1도움)에서, 카슈추크는 나이지리아전(1도움)에서 팀 득점에 관여했다.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에 가려졌지만, 코노플리아와 카슈추크의 부분 전술은 이번 대회 우크라이나의 확실한 공격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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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중거리 슈팅이다. 허리 싸움은 피하고, 측면과 문전 앞에서 집중력을 높여 항상 슈팅을 시도한다. 세 번째는 세트피스다. 코너킥과 프리킥 찬스에서 사전에 약속된 움직임으로 상대 전담 마크를 따돌리는 것에 능하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주장 포포프(3득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 카타르, 파나마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는데, 모두 코너킥 찬스에 이은 헤더골이었다. 준결승전 퇴장으로 결승전 출전은 무산됐지만, 세트피스 공격은 여전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파훼법

강한 팀이지만 단점도 분명하다. 수비 시 파이브백으로 전환되는 수비 대형이 공간을 쉽게 허용한다.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으로 페널티박스 부근에 블록을 형성하는데, 이때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사이가 많이 벌어진다. 공간 패스에 능한 이강인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수비진의 집중력이다. 이번 대회에서 6경기 3실점으로 좋은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센터백들이 공중볼 처리에 실패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경우가 3골 중 2골이나 된다.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취소된 이탈리아의 득점도 센터백이 공중볼 경합에서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공중볼 경합에 능할 뿐만 아니라 발밑도 좋은 오세훈의 활용이 중요한 이유다.

한국으로서는 선제골이 중요하다. 선 실점한 경험이 없는 우크라이나에게 수비진의 리더이자 팀 주장인 포포프의 부재는 더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일단 박스 안으로 공을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강인의 패스를 기점으로 오세훈이 슈팅을 노리거나 2선 자원에게 슈팅 찬스를 만들어 주는 것이 선제골을 바탕으로 승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스포츠한국 이상문 객원기자 sangmoonjj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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