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정확하게 병역법을 모르는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바란다. 무려 피파(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에서 결승까지 오르고 우승을 넘보고 있는 U-20 축구대표팀에게 병역혜택이 주어지는지, 그리고 주어졌으면 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한번 큰 논쟁이 됐던 체육-예술계의 병역혜택에 대해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BTS)과 U-20 대표팀 선수들이 더해져 다시 논쟁이 점화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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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축구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폴란드 우스 스타디움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결승 우크라이나전을 가진다.

남자축구 사상 첫 피파주관대회 결승까지 오른 20세 대표팀은 단 한경기만 이기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조별리그 통과만해도 다행일줄 알았는데 정말 우승을 노리는 현실이 신기한 국민들이다.

워낙 어린 선수들이 기특한 일을 해냈기에 국민 여론은 매우 호의적이다. 이에 U-20대표팀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주자는 청와대 청원까지도 올라왔을 정도.

명확하게 정리하면 아직 현재 병역법상 올림픽 동메달 이상 혹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아닌 이상 운동선수가 병역혜택을 받을 방법은 없다. 딱 두 개 대회만 해당된다. U-20이 아닌 월드컵 우승을 해도 원칙적으로 병역혜택이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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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대회 위상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병역혜택을 주는 가장 큰 명분인 ‘국위선양’이 더 이상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 실제로 이 병역법은 1990년 제정된 이후 29년간 손보지 않은 ‘옛날법’이다. 개정을 원하는게 당연하다.

이는 문화계 역시 원한다. 당장 싸이 이후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누구보다 ‘국위선양’에 큰 공로를 한 방탄소년단 멤버들 중 일부가 내년 하반기면 병역법상 해외 출국이 힘들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누구를 위한 병역법인지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손흥민의 병역혜택-오지환 논란 등으로 인해 국민적 공론화가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공론화와 여러 의견이 충돌하다 시간이 지나며 소멸해 아무런 진척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병무청과 국회 역시 이를 놓고 많이 얘기를 나눴으나 시간이 지나 관심에서 멀어지자 아무 일 없듯 종료됐다.

일각에서는 이번만큼은 확실히 병역혜택에 대해 정확하게 선을 긋자는 주장도 나온다. 아예 체육-문화-예술계에 병역혜택을 폐지할지, 아니면 기존 방식과 다른 현재에 맞는 새로운 기준으로 병역혜택을 정할지 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어떤식이든 이대로는 안된다’는 의견이 강하게 주장되고 있다.

BTS의 영국 공연 모습. 연합뉴스 제공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13일 '운동선수 병역특례 확대에 대한 찬반 여부 결과를 내놓았다. 찬성 55.2%, 반대 36.6%로 확인됐다.

주된 이유는 '국위를 선양한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55.2%로, ‘운동선수에게만 과도한 특혜를 주는 것이므로 확대에 반대한다’는 응답(36.6%)보다 오차범위(±4.4%p) 밖인 18.6%p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8.2%.

이러한 결과는 약 1년 전에 비해 상당폭 증가한 것이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독일을 이긴 직후인 작년 7월 동일한 질문과 선택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찬성이 47.6%, 반대가 43.9%로, 찬반 양론이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과연 이번만큼은 1년전 뜨겁게 논의됐던 병역혜택에 대해 재논의가 이뤄질지, 아니면 이번 역시 흐지부지 넘어갈지 U-20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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