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이번에도 그라운드 위에 있었다.

6월 A매치를 앞두고 이른바 ‘혹사 논란’에 휩싸였던 손흥민이 결국 2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앞서 이달 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르고 귀국한 손흥민은 대표팀 합류 사흘 만인 지난 7일 호주전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데 이어 11일 이란전 역시도 끝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있었다.

손흥민을 향한 혹사 논란은 비단 챔피언스리그 결승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여름 월드컵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A매치, 아시안컵 등을 치르느라 대표팀을 수차례 오갔기 때문.

잦은 대표팀 차출로 대표팀 은퇴 시기가 앞당겨졌던 박지성 등의 전례, 그리고 시즌이 끝난 유럽파 선수들에겐 휴식을 주는 다른 국가대표팀의 사례 등과 맞물려 손흥민에게 휴식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의견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 듯 보였다.

그러나 파울루 벤투 감독의 답은 명확했다. 벤투 감독은 “9월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손발을 맞춰야 할 시기”라며 손흥민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실제로 손흥민을 호주·이란과의 평가전 2연전 모두 ‘풀타임’ 출전시켰다. 손흥민은 이란전을 마친 뒤 “푹 쉬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협. 스포츠코리아 제공
손흥민이 2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는 사이, 또 다른 공격수 이정협(부산아이파크)은 2경기에서 단 7분만을 뛰는데 그쳤다. 이정협은 벤투 체제에서 처음 발탁된 공격수다. 벤투 감독은 앞서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을 점검한 결과 우리 대표팀의 경기력이나 플레이 스타일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정협은 지난 호주전에선 벤치만을 지켰고, 이란전에선 후반 38분에야 투입돼 10분도 채 뛰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축으로 황희찬(잘츠부르크)과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그의 파트너로 시험대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과 황의조 투톱의 효과는 ‘재확인’됐지만, 공격진에 대한 실험은 사실상 이루어지지 못했다. 예컨대 손흥민이 부상이나 휴식 등을 이유로 차출이 어려운 상황이 됐을 때, 공격진 구성에 대한 급박한 고민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손흥민을 향한 ‘이유 있는’ 혹사 논란이 불거진 사이, 벤투 감독이 놓친 지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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