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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성남=이재호 기자] 찰 듯 하다가 지나가고 또 찰 듯 하다가 지나갔다. 2명이 연속해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니 울산 현대 수비진은 멈칫 할 수밖에 없었고 그 찰나에 성남FC 주현우의 오른발이 번쩍였다.

전반 3분만에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성남의 이날 선제골은 직접 프리킥골이었음에도 3명이 관여해 만든 작품이라는점에서 ‘진기명기’ 득점이었다.

성남FC는 25일 경기도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9 K리그1 13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3분만에 선제골에도 1-4 역전패를 당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의 성남과 4연승으로 리그 1위인 울산의 경기는 객관적으로 울산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울산의 리그 마지막 패배가 4연승 전인 4월 20일 성남전(0-1패배)이자 성남의 리그 마지막 승리가 울산전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이날 성남은 전반 3분만에 선제골을 만들며 4월 20일에 이어 또 울산을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었다. 이 전반 3분의 골은 보기 드문 특이한 ‘진기명기’ 득점이었다.

성남의 공격수 에델이 역습 기회에서 질주를 하다 수비 발에 걸려 골대와 약 30m가 안되는 중앙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프리킥 지점에는 총 3명의 선수가 모였다. 주장 서보민과 수비수 임채민, 주현우는 휘슬이 불리기전 잠시 상의를 하더니 휘슬이 불리자 먼저 서보민이 공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서보민은 키커가 아니었고 곧바로 임채민이 키커로 찰 듯 달려왔다. 일반적으로 한번 선수가 지나친 후 두 번째에는 킥을 하기에 울산의 수비벽은 높게 뛰었다. 하지만 임채민마저 키커가 아니었다.

순간 울산 수비벽은 전열이 흐트러졌고 이 틈을 타 주현우가 재빨리 오른발 프리킥을 찼고 절묘하게 수비벽을 넘긴 것에 이어 연속 2번의 페이크로 인해 역동작이 걸린 울산 오승훈 골키퍼는 몸을 날렸음에도 손가락을 맞고 골문을 갈랐다.

한번은 흔히들 하는 프리킥 페이크 모션이지만 두 번이나 선수가 공을 지나쳐 세 번째 선수가 프리킥을 차는 경우는 흔치 않은 진기명기 장면이었다.

남기일 감독도 골이 들어간 이후 선수들간의 약속된 플레이가 성공하자 함박웃음을 지었고 ‘이게 되네?’하는 반응도 얼굴을 스쳐지나갔다.

성남은 비록 전반 22분 울산의 공격수 주니오에게 자신들이 득점한 똑같은 지점의 정반대쪽에서 프리킥골을 내줘 동점골을 줬다. 후반 10분에는 교체투입된 울산 주장 이근호의 시즌 첫 골이 터지며 역전당했고 후반 38분에는 믹스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김보경이 끝내기골을 넣어 1-4 대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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