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감독, 24일 상주상무전서 홈 데뷔전
전반 8분 만에 선제골 넣고도 연거푸 실점
무너진 수비+답답한 공격…유상철호 2연패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감독 교체 효과가 분명히 있을 텐데….”

김태완 상주상무 감독이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였다. 이날 인천의 경기는 유상철 신임 감독 부임 후 홈에서 갖는 첫 경기였다. 김 감독은 유상철 감독 부임에 따른 분위기 전환 효과 등을 우려하는 눈치였다.

실제로 올 시즌 K리그에선 감독교체 효과가 만만치 않았다. 포항스틸러스의 경우 김기동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4연승을 달렸다. 제주유나이티드도 최윤겸 감독 데뷔전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인천은 유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지난 대구FC 원정길에서 1-2로 졌지만, 홈에서 치르는 이번 경기만큼은 분위기 전환을 위한 중요한 기회였다.

유상철 감독 역시 자신감에 차 있었다. 유 감독은 “첫 홈경기인 만큼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며 “지난 대구전 이후 기대감이 많이 커졌다. 상주전을 포함한 이번 3연전(제주-성남FC)에서 2승1무를 거둬야 한다. 충분히 가능하겠다”고 말했다. 상주전은 ‘승리’에 초점이 맞춰진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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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출발도 더없이 좋았다.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무고사가 김경재의 공을 가로챈 뒤 역습을 펼쳤고,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인천이 선제골을 넣은 것은 지난 3월 9일 경남FC전 이후 76일 만이었다.

경기장 분위기 역시 후끈 달아올랐다. 서포터스를 비롯해 인천 팬들의 응원구호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오랜만의 순조로운 출발에, 10경기 째 고개를 숙여야했던 흐름을 마침내 끊어낼 것이란 기대감이 깔렸다.

다만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수문장 정산이 경기 중 어깨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팀 분위기가 급격하게 어수선해졌다. 교체로 나선 이태희는 이규성의 중거리 슈팅을 선방해내는 등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러나 수비가 무너졌다. 전반 37분 윤빛가람의 침투패스에 수비가 뚫렸고, 이후 박용지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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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인천의 경기력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중원과 수비지역에서 번번이 집중력을 잃은 모습이 이어졌다. 설상가상 후반 8분엔 무고사가 부상으로 교체됐다. 이후 인천은 후반 10분 이태희에게 역전골마저 내줬다. 이번에도 수비 뒷공간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상대에게 일격을 맞았다.

반격의 불씨를 지펴야 했던 상황. 그러나 인천의 공격은 무디기만 했다. 전반전 슈팅수가 2개 뿐이었던 인천은 후반 중반까지도 슈팅수가 늘지 않았다. 남준재 문창진을 중심으로 교체 투입된 이준석 이정빈 등이 힘을 내려 했지만 이도저도 아닌 공격전개만 이어졌다. 수비수 김정호의 중거리 슈팅이나 프리킥 상황에서의 헤더 정도만이 상주 골문을 위협했다.

결국 인천은 끝내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홈팬들 앞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최근 리그 무승기록은 무려 11경기(2무9패)로 늘었다. 최근 4연패, 유상철 감독 부임 이후에도 2연패. 다른 팀들이 사령탑을 바꾼 효과로 잇따라 미소를 지었지만, 인천만큼은 ‘감독교체 효과’가 빛을 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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