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결국 시·도민 구단의 한계였던 것일까. 대구FC와 경남FC는 16강 문턱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열악한 재정으로 인한 얇은 스쿼드, 처음이라는 낯섦과 그에 따른 운영 문제가 명확히 드러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이다.

대구와 경남은 22일 오후 열린 경기를 통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대구는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중국 리그 최강인 광저우 헝다 원정에서 0-1로 석패했다. 단 한골만 넣으면 16강이 가능했지만 그 한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경남은 창원에서 열린 조호르(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20분 룩, 후반 추가시간 쿠니모토가 각각 골을 넣어 2-0으로 이겼음에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남에 승점 2점차로 앞서있던 가시마 앤틀러스(일본)가 조 1위가 확정된 산둥 루넝(중국)을 홈으로 불러들여 0-1로 뒤지다 후반 28분과 30분 쇼 이토가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어 2-1로 이겼기에 승점을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코 아시아 무대와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낀 대구와 경남이다. 호주 언론은 대구와 같은 조였던 멜버른 빅토리의 대구 원정에 대해 ‘문을 나서 도착하기까지 20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반대로 말하면 대구가 멜버른 원정을 갈때도 20시간이 걸리는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경남 역시 말레이시아 원정 등을 겪으며 체력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대구는 세징야, 경남은 조던 머치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과 복귀를 반복하면서 리그와 FA컵, ACL 경기 모두를 집중하기 쉽지 않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지만 대구와 경남에겐 쉽지 않았다.

대구는 FA컵과 ACL을 탈락한대신 K리그1 4위로 일단 리그 순위는 잘 지켰다. 반면 경남은 FA컵은 8강에 진출한 대신 ACL과 K리그1에서 최악의 결과다. 특히 K리그1은 3월 이후 단 1승도 못하며 감독이 교체된 제주, 인천 위인 10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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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서 어쩔 수 없이 선수단이나 프런트 모두 ACL을 대하는 태도가 생경했고 미숙함이 있었다. 또한 시도민구단 특성상 재정에 한계가 있기에 전북 현대나 울산 현대와 같은 더블 스쿼드를 갖추지 못했다. 이원화를 해야하는데 모두 잡겠다는 욕심을 냈다. 그러다보니 갈수록 체력적 한계가 드러났고 세 마리 토끼중 한 마리 토끼만 겨우 붙잡고 있는 경남과 대구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에서 모두 낚으려다보니 실패하고 말았다. 더욱 아쉬운 것은 행여 대구와 경남의 경우 성남FC의 사례처럼 언제 다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올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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