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는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한 지역라이벌이다.

매 시즌 마다 ‘맨체스터 더비’라는 이름 아래 치열한 라이벌전을 치르고, 이 과정에서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몸싸움을 벌이거나 팬들 간 폭력사태가 발생할 정도다.

19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을 바라보는 맨유 팬들의 심정은 그래서 더 복잡할 수밖에 없다.

맨시티가 왓포드를 상대로 우승에 도전하는 가운데, 맨유 입장에선 그런 ‘라이벌’의 우승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 배경엔 맨시티의 FA컵 우승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다음 시즌 맨유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참가 시기가 자리 잡고 있다.

맨시티가 FA컵 우승을 차지하면 맨유는 유로파리그 본선에 직행할 수 있지만, 맨시티가 준우승에 그칠 경우 맨유는 2차예선과 3차예선, 플레이오프를 모두 통과해야만 본선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FA컵 우승팀에게는 유로파리그 본선 진출권이 주어지는데,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확정된 맨시티가 FA컵 정상에 오를 경우 본선 진출권은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유로파리그 본선에 직행하지 못하는 팀들 중 순위가 가장 높은 팀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유로파리그 2차예선 진출을 확보한 맨유가 그 혜택을 받게 되는 셈이다.

맨유 입장에서 2차예선부터 참가하느냐, 아니면 본선에 직행하느냐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본선에 직행하면 9월부터 조별리그를 치르지만, 2차예선부터 참가하면 7월 26일부터 새 시즌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 시즌에 대한 준비가 빨라질 수밖에 없는 데다가, 이미 계획해둔 프리시즌 일정 등의 대대적인 수정도 불가피하다.

맨유가 ‘라이벌’ 맨시티가 FA컵 우승을 차지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맨유는 이미 맨시티 ‘덕분에’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확보한 상황이기도 하다.

올 시즌 EPL 6위로 마친 맨유는 규정상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이 불가능하다. 유로파리그 진출권은 EPL 5위와 FA컵 우승팀(이상 본선) EFL컵 우승팀(2차예선)에게 각각 돌아가기 때문.

그러나 맨시티가 EFL컵 정상에 오르면서, EPL 순위에 따른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5위(본선)와 6위(2차예선)까지로 늘었다. 맨유 입장에선 맨시티 덕분에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에 나설 수 있게 된 셈.

그런데 이제는 라이벌이 또 다른 대회 타이틀을 거머쥐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맨유 팬들 입장에선 속이 꽤나 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