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구단의 레전드로 은퇴 후에도 코치로 오랜 시간 구단에 몸담았다. 누구보다 구단을 잘 아는 ‘레전드 출신’의 코치들이 시즌 초반 성적이 안 나오는 팀의 감독 경질 후 소방수로 투입됐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임중용 감독대행과 포항 스틸러스의 차기 감독이 유력한 김기동 코치는 과연 부진한 팀성적에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코리아 제공
임중용 인천 감독대행은 지난 17일 FA컵을 통해 감독 데뷔전을 치른 것은 물론 21일 FC서울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첫 승점을 따냈다.

그는 2004년 인천의 창단과 동시에 창단멤버로 합류해 2011년 선수 은퇴까지 인천 구단의 첫 레전드다. 인천에서만 K리그 219경기를 뛰었다.

독일에서 지도자 연수를 마치고 2013년 인천 U-18코치를 시작으로 2016년 인천 U-18인 대건고 감독, 2017년부터 코치와 2군 감독을 맡는등 지도자 생활 역시 인천에서만 보냈다. 올시즌에는 수석코치로 승격하기도 했다.

그런 임 감독대행은 안데르센 감독이 성적부진(1승1무5패)으로 인해 물러나자 소방수로 투입됐다. P급 라이센스가 없어 60일밖에 감독대행을 하지 못하지만 구단이 레전드이기에 어려운 상황에서 소방수로 팀 안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데뷔전이었던 FA컵 청주FC전 패배의 충격을 딛고 지난 21일 서울전은 6백을 쓸 정도로 어떻게 해서든 버티는 모습으로 일단 ‘지지 않는 게’ 중요했던 인천에게 승점을 안겼다. 인천 팬들의 압도적 지지가 있기에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포항 역시 성적 부진을 이유로 최순호 감독과 결별한 모양새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언론보도를 통해 최 감독과 결별은 확정적이며 김기동 수석코치가 감독 자리를 물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동 수석코치 역시 포항의 레전드다. 2003년부터 포항에서 뛰며 2011년을 끝으로 포항에서 은퇴했고 K리그 501경기에 나선 것은 이동국이 지난해 막판 넘기까지 필드플레이어 역대 1위의 기록이었다.

영국에서 지도자연수를 받고 연령별 대표팀 코치까지 했던 김기동 코치는 2016년부로 포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왔고 P급 라이센스까지 따며 감독 준비를 마쳤다. 포항 최순호 감독 밑에서 코치를 해오다 최순호 감독이 물러나면서 소방수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임중용 감독대행이나 김기동 코치 모두 구단의 손에 뽑는 레전드라는 점, 그리고 구단에서 코치로 시작해 지도자로 팀에 익숙하고 문화를 잘 안다는 점이 소방수로 적임자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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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8라운드까지 11위(1승2무5패), 포항은 10위(2승1무5패)라는 점에서 극적인 반전이 필요한 상황. 인천은 이천수 전력강화실장 부임 후 알짜배기 보강을 했다는 평가며 포항은 지난해 깜짝 4위로 지금의 순위가 어울리지 않다. 레전드 출신들은 과연 쉽지 않은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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