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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임중용 인천유나이티드 수석코치는 현재 팀의 ‘감독대행’ 역할을 맡고 있다. 욘 안데르센 감독이 사실상 경질되면서 대신 지휘봉을 잡고 2경기 째 인천을 이끌고 있다.

다만 감독대행으로 팀을 아무리 잘 이끌더라도, 그는 6월 안에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한다. P급 지도자 라이센스가 없는 까닭이다. 감독대행을 하다 감독으로 승격하는 시나리오를 임중용 코치는 기대할 수 없는 셈이다. 구단도 무조건 차기 감독을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임 감독대행이 허투루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빨리 다음 감독이 선임되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언제일지 모르는 차기 감독 선임 전까지 감독대행으로서의 ‘책임감’을 잊지 않고 있다. 60일의 시한이 정해져있지만 목표를 가지고 팀을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목표는 명확하다. 임중용 감독대행은 지난 청주FC와의 FA컵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최대한 빨리 끈끈한 팀으로 만들려 한다. 절실함을 가지고 도전하고 또 부딪히는, 상대가 버겁게 느낄 수 있는 우리 팀만의 색깔을 되찾아야 한다”며 “후임 감독님께 준비가 된 팀을 넘겨드려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임 이틀 만에 치렀던 당시 FA컵 첫 경기에선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다만 임중용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첫 K리그 경기였던 21일 FC서울 원정에선 판이하게 달랐다.

이날 인천은 포백 수비에 양 측면 미드필더들까지 수비에 가담해 수비벽을 단단하게 쌓았다. 몸을 내던지는 수비가 더해지면서 서울에게 단 1개의 유효슈팅도 허용하지 않고 첫 무실점 경기를 치렀다. 최근 리그 5연패의 늪에 빠져있던 흐름을 끊어낸 귀중한 ‘승점 1점’이었다.

임중용 감독대행은 “안데르센 감독님이 계셨을 땐 공격적인 축구를 많이 선호하셨다. 다만 전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매 경기 실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비록 시한부 감독대행일지언정, 팀의 현재 상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해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전임 감독의 수석코치로서, 그리고 위기에 빠진 팀을 바라보는 구단의 레전드로서 그 책임감을 다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되는 고민들이기도 하다. 그에게 지금 60일의 시한부는 중요치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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